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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버니, <노벰버로드>
1.
뉴올리언즈의 갱단 두목이 JFK를 암살을 기획한다.
그리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관련된 자들을 차례로 살해한다.
남자 주인공은 암살자에게 도주차량을 제공한 갱단의 조직원이다.
한편 시골에 사는 가정주부는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시들어가는게 싫어서
무능력한 알콜중독자 남편을 버리고 딸 둘, 그리고 기르던 개와 함께 가출을 한다.
왕래는 없었지만, 유일한 혈육인 고모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계획이다.
물론 막연하기만 한 계획이다.
이 둘은 뉴멕시코에서 우연히 조우한다.
암살자를 피해 달아나는 조직원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가족여행객으로 보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여자와 딸에게 접근해 마침내 동행하게 된다.
그리고 진부하지만 당연하게도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라는 줄거리의 스릴러다.
2.
요즘들어 나오는 영미권 스릴러의 80%는
미치광이 사이코패스 통제광이 멀쩡한 미모의 여성을 가스라이팅하고, 그 미모의 여성이 통제광에게서 벗어나는 이야기다.
그게 남자/사회에게 억압받는 여성이 어떻게 주체성을 회복하는가라는 페미니즘과 맞물려
지금 시장에서 팔리는 전형적인 설정과 스토리라인이다.
문제는 정말로 재미가 없다.
최소한 나에게 스릴러라는 장르는 주인공의 소심한, 주저하는, 갈등하는 뭐 그런 심리에 동조하고 싶어서 읽는 책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간만에 매끈하게 써진 재미있는 대중소설이었다.
물론 두 명의 주인공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좀 급작스럽고,
마지막 결말 역시 내 기준으론 지나치게 감상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오랜만에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궁금해하며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3.
작가가 영리하다고 느낀 점은 시장의 주류적 소재인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여성서사 역시
튀지 않는 수준에서 살뜰하게 챙겨넣었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가 뺀질거리는 순정마초라는 정말 케네디 시절에나 존재했을 것 같은 캐릭터였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남자와 현대적인 여자 캐릭터의 조화는 나름 신선했다.
또한, 오랜만에 재치있는 대화문을 볼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좋았다.
(요즘 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정말이지 대화문을 못 쓴다)
암튼, 이 정도라면 책이 쓰여진 목적에 충실한, 충분히 내 시간을 죽여도 괜찮을만한 수준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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