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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척불론과 그를 표현한 대표적 척불서인 불씨잡변은 성리학적 측면의 불교 비판에 대해 상세히 보여준다. 그러나 정도전이 불씨잡변에서 불교에 대해 너무나 비판적이었고, 이 같은 상상 기조가 조선의 사대부들에 의해 500년 이상 지속되었기에 불교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정도전의 척불론만을 접한 사람들에게 불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도전의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한민국 건국 이후 불교의 부패도 불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크게 주었다.)


따라서 철학자, 특히 불교 철학자들은 정도전의 불교 비판에 대한 비판적 관점의 논문과 저작들을 내고 있다. 고상현의 '정도전의 불교 비판을 비판한다. 는 불교적 입장에서의 정도전 척불론 비판을 대중들도 비교적 알기 쉽게 풀이한 서적이다.


정도전의 불씨잡ㅂ변은 철학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불교를 비판하는데ㅔ, 고상현은 이를 심성론적 측면과 사회윤리적 측면, 신앙적 측면으로 구분한다.


이 책의 핵심 논리는 불교 비판에 대한 비판에 드러나 있다. 나머지 장의 경우, 5장은 심문천답, 심기리편, 불씨잡변에 대한 번역이고, 1장과 2장은 정도전 이전 성리학자들의 불교 인식, 3장은 정도전의 불교 비판에 관한 내용으로, 5장의 경우 한국고전종합DB에서 삼봉집 번역을 통해 심문천답, 심기리편 불씨잡변에 대한 번역을 볼 수 있고, 1~3장은 기존 연구 성과의 정리이다.


따라서 이 책의 메인은 4장이다. 그러나 필자의 이해력으로는 불교 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이 책이 비교적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게 저술된 편임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사실 필자가 대학 신입생 때 동양철학 수업을 교양으로 수강한 적이 있었다.(필수교양이자 철학과 전공기초로 동시에 진행되는)필자가 철학과는 아니지만 철학에 관심도 많았고, 윤리와 사상은 내신시험에서 1등급이었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수강신청을 했다.


당시 담당 교수님은 철학과 교수로, 유명한 불교철학 권위자였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동중서의 천인감응설부터 북송오자에 이어 주희에 이르는 성리학 부분까지는 이해 할 만 했다. 그러나 불교철학으로 주제가 바뀐 순간부터 나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왜 선종이 신라말에 유행했고, 원효가 위대한 사상가인지 깨달았다. 불교 교리와 철학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심오하고, 어렵다.


고상현 역시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회 윤리적 측면에 있어서는 불교의 입장에서 불교를 변호, 옹호하고, 4장의 끝에서는 조선시대 승려들의 호불론에 대해 설명한다.


정도전이 불교 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애초에 성리학 이해도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지 불씨잡변은 벽이단론을 확립하고, 불교에 대한 성리학의 우위를 증명하여 불교 승려들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저술된 것이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도전의 불교 비판과 고상현의 정도전 비판은 논점을 일탈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저자 역시 동국대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기 전 서강대에서 사학을 전공하였다는 점이다. 여말선초 관련 수업이나 조선사 수업을 일부러 피해서 듣지 않는 한 정도전 척불론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을 것이며, 애초에 이 책의 1~3장은 정도전의 불교 비판론과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에 저자가 정도전의 불교 비판론의 목적을 몰랐을 리는 없다.


따하서 이는 대중들에게 정도전 척불론의 한계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논박하면서, 불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했던 것이 저술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불교는 너무 어렵다.


시간이 된다면 이전에 샀던 현암사에서 출판된 '불교개론'이라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