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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할 수도 있을 감상문이라 반응이 안 좋거나 영 낌새 이상할 경우 곧바로 삭제할 예정







추천을 받긴 했지만, 어지간하면 이런 책을 잡기 전에는 저자 이력을 살피는 편이다. 전에 읽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 글도 그랬고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와 같은 책) 이것 역시 저자가 영 미심 쩍은 사람이라면 굳이 읽느니 인터넷을 찾아보는 게 훨씬 나은 주제일 테니까 말이다. 어차피 자세히 찾아보진 않아서 학계에서의 구체적 입지를 알 일은 없지만, 여태 낸 책들을 봤을 때 그리 나쁘진 않아 보였다. 게다가 저자 본인이 중국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것들을 서술하려는 느낌이 더 강해서 더더욱 그래 보였던 것 같다.



분노청년에 대한 서술을 읽던 처음에는 상당히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집단 구성원이나, 동기나, 관심을 갖는 몇몇 점들에 대한 설명을 보면 사실 익숙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예전에 읽은 일2베에 대한 분석이나 디씨에서 주로 보이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디씨를 하고 있는 20대 청년으로서 보기에는 그냥 넘기기에는 약간 미심쩍게 동기를 추정하는 경향도 없잖게 있어서, 예전에 <90년대생이 온다> 같은 책을 읽을 때 느꼈던 그럴듯하면서도 실제와는 미묘하게 다른 그런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그 부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걸 곧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문제는 권력의 비호를 받는다는 점에 있다. 저자가 제목에서부터 강조한 홍위병이라는 옛 말의 부활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현재의 분노청년과 정부 사이의 관계는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과 모택동 사이의 관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들은 인터넷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적극적으로 '옳은' 것을 행하려 들고, 정부는 이따금 동조하는 글을 쓰거나 법을 통과시키며 이들의 폭력을 합법적으로 승인한다. 또한 이것을 부추기기라도 하듯, 다시 모택동의 사진이 온갖 곳에 붙어 있고, 몇몇 신좌파들은 문화대혁명을 재차 일으켜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 마지막 부분에 대한 주석은 없었다. 읽자마자 소름이 돋아 책을 잠시 덮어뒀던 부분이었던지라 꼭 1차 자료를 확인해보고 싶었건만.)



게다가 이들이 받는 교육이 또 소름돋는 부분이었다. 책이 어느 정도 선동적인 어조일 수밖에 없다는 걸 늘 주의하며 읽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런 날선 분위기 속의 현재를 보면 딱히 날조일 이유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적 사관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역사적으로 늘 세계의 중심이었던-그리고 지금도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국가의 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나는 한국을 좋아하지만, 태어나 단 한 번도 한국에 대하여 이와 비슷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어쩌면 미국인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누구든 만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영어로 말을 걸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



개인적으로 온갖 폭력적인 시민운동에 대해 회의하는 입장이다보니, 개중에서도 가장 전체주의적 모델과 유사해 보이는 이 유사 홍위병의 모습을 보며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러는 것과 탈권위적 68운동이나 페미니스트 시위나 다를 게 뭘까? (물론, 그보다는 검은셔츠단 따위의 파시스트에 더 가까우리라는 것은 안다. 그저 개인적인 감상이다.) 요즘 국제 정세는 예전보다도 더 험악해진 것만 같고, 양안전쟁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점쳐보며 한국의 참전 여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까지 있는 상황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면 책에서 언급하듯, 다시 한 번 슈미트가 소환될 날이 머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낭만적 대화를 멈추고 어떻게든 뭔가 결단을 내리는 시대, 그 결과가 참혹하더라도 차마 무르지는 못하는 시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