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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위주로만 읽다가 요즘 한국 소설을 찾아 읽어보며 느낀 건데 개인적으로 앞으로 기대할 만한 작가가 없다고 느꼈음.


그래도 한국문학에 희망이랄까 애정이랄까 그런 것이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 활동하는 소설가보단 아직 나오지 않은 소설가를 고대하는 수밖에 없겠지.


필립 로스의 에세이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옴. 


 "유대인 집단은 한때 나를 껴안아 더할 수 없는 안정감을 주었던 반면 광적인 불안감을 지니고 있었다 내가 쓴 모든 글이 수치스러운 것이고 모든 유대인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성을 지녔다는 말을 들은 마당에 어떻게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었겠는가? (중략) 내가 그런 경험을 하고도 글감을 찾기 위해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작가라면, 작가가 될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내가 초반부터 유대인들의 성난 저항을 불러일으켜 당한 수모는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었다. 유명 상표를 갖게 되었으니까." 


필립 로스는 데뷔작부터 이후 죽을 때까지 유대인 문제에 천착했음. 


저 단락을 읽으면 알 수 있듯이 로스는 일종의 의도적인 도발을 했고, 그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던 것.


그런데 현재 한국의 문단에서 쏟아져 나오는 글들을 보면, (파장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대부분 오래전부터 이어진 문단의 흐름에 


여전히 젊은 작가들은 "반응만을" 하고 있고


그 반대 지점에 있는 사람들을 악으로 다루는 것에 골몰하는 듯함. 


이것이 바로 고착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함. 서사라도 참신하면 좋을 텐데 늘 가족으로부터 시작해서...


한 마디로 읽고 있으면 재미가 없고 피곤하고 고루하고......


물론 찾아보면 괜찮은 소설가들도 몇몇 있다고는 생각함. 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소설가들 중에


당대의 무언가를 집대성할 만큼의 역량은 만나볼 수 없었던 듯. 이야기를 잘 승화시켜도 그게 전부 단편적인 수준에만 그쳤던 듯함.


또 나는 실험적인, 메타픽션, 포스트모던 류의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종종 독갤픽이라며 언급되어서


최근에 데뷔작을 냈던 작가들까지도 찾아 두루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자면


그 시간에 해외 소설을 찾아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 말했지만, 이게 나 개인에 한정해서 도출된 생각은 아님.


내가 외국의 전위적 작가들과 한국의 작가들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미는 게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러한 언어에 치중된 치열함이 과연 올바른 방향일지 심히 의문이 드는 건 사실임.


이유는 사실 시장의 차이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그들처럼 즐기고 씹고 맛볼 전통적으로 쓰여진 묵직한 작품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함.


내부에 기둥도 없는데 해체를 하는 광경을 지켜보는 기분이랄까. 물론 정치 선전하는 작가들보단 낫기는 하다만.


그리고 최근 서재에 꽂혀 있는 근대부터 시작되는 고전의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재에도 큰 의의를 가지는 작품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봤음.


그것은 대부분 최초로 당대의 무언가를 내부적으로 고발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물론 이 최초는 쓰여진 것으로서의 최초가 아니고.)


한국 소설을 읽다 보면 이미 편향되고 고착화된 자신들의 세계를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제물을 바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서구 문학의 정전을 정리한 해럴드 블룸 같은 경우, 명작의 기준으로 독창성, 보편성, 초월성 세 가지를 들었는데


그런데 이런 작품을 기대할 만한 작가가 없는 것 같다. 솔직한 의견을 말해보자면, 


문학엔 다양함이 필요하다면서 해외 전위 작가들 들먹이는 소설가들도,


카프카의 말을 인용해서, 독자의 내면에 결빙된 바다에 도끼를 던지는 게 아닌 독자들 성향에 맞춰서 그들 바깥에


막상 그들의 책을 찾아 읽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도끼를 던져대면서 연대와 위로 운운하는 자기연민에 빠진 소설가들도 


전부 질리는 것 같다. 독갤에 처음 남겨보는 글인데 익명이라 평소에 어디 가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좀 쏟아냈던 거 같네.


독갤 덕분에 내가 읽은 작품들이랑 다른 감상들을 찾아보며 독서하는 데 도움을 많이 얻기도 했고, 


느닷없이 감상적인 이야기로 흐르는 것 같긴 하지만 한국 문학을 까면서 그럼에도 애착을 느끼는 나와 같은 독갤러들을 보면서


소설을 써나가는 데 굉장히 위안을 많이 받고 마음을 좀 잡아볼 수 있었음.


아까 한국 작가 중 누구 좋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댓글로 급발진한 것 같아서 쓰기 시작했는데 글이 두서가 없네. 


앞으로도 종종 떡밥이랑 관련되서 의견 있으면 올려봐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