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귀스타브 플로베르 - '마담 보바리'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 즉 그 속의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으로 내 자신을 제3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 그것이 문학, 그중에서도 소설이라는 방식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는 그러한 점에서 내게 많은 충격과 반성을 준 책이다. 플롯만 보자면 오만하고 헤픈 여인네의 불륜 비극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고 뻔하지만(21세기에 더더욱) 작가가 묘사하는 엠마 보바리의 내면은 너무나도 유동적이고 그럴듯하여 읽는 이를 공감시키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의 경우는 책의 초반 부분 그녀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자주 있어, 그 후에 파멸로 치닫는 엠마 보바리가 너무나도 안타깝게 와닿았다.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권태. 그것들에 대한 경멸과 새로움에 대한 갈망. 마담 보바리는 권태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지만 자기 자신 자체가 권태와 오만으로 가득 찼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영원히 권태의 늪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었다. 시선을 이미 권태와 경멸로 채워버린 시점에서 주위의 무엇이든 시시하고 지겹게 보였을 것이다.

최근에 나또한 보바리처럼 주위 사람들에 대한 권태와 경멸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인이나 가족과 얘기를 해도 그들은 딴소리, 헛소리를 하는 것 같고, 몰상식하며, 이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희생자들로만 보였다. 보바리가 붉은 색안경을 끼고 주변의 붉음에 대한 권태를 느꼈듯, 난 그들의 특별함, 고유함에 대해 제대로 알려하지 않고 다양한 색채를 보지 못하여 그냥 붉은색들중 하나로 보려했던 건 아닐까. 마담 보바리는 그런 우리들의 최후가 아닐까.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