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화재현장을 때리고 지나갈 때 불길은 바람의 방향으로 일제히 쓰러져 질료 속으로 기어들어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다가 바람의 꼬리를 붙들고 일제히 살아났다. 죽었다가 살아난 불길은 등등한 기세로 치솟아올랐고, 인접한 불길들과 끌어안고 한덩어리가 되어 넘실거리면서 또다른 바람을 손짓해 불렀다.



라고 말하면 밭에서 쟁기를 끄는 그 소인가. ‘라는 소리가 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소를 살아있게 하는 힘의 실체가 김철은 의아했다.



반드시 죽을 무기를 쥔 군사들은 반드시 죽을 싸움에 나아가 적의 말발굽 아래서 죽고, 신하는 임금의 몸을 막아서서 죽고, 임금은 종묘의 위패를 끌어안고 죽어도, 들에 살아남은 백성들이 농장기를 들고 일어서서 아비는 아들을 죽인 적을 베고, 아들은 누이를 간음한 적을 찢어서 마침내 사직을 회복하리라는 말은 크고 높았다. 하지만 적들은 이미 임진강을 건넜으므로 그 말의 크기와 높이는 보이지 않았다.




호불호 많이 갈릴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