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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속에는 야만이 있으나, 그 위로 잘 다듬어진 인간성이 피부를 이뤄 이를 가리고 있는 탓에 우리는 좀처럼 볼일이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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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연"은 조지프 콘래드가 써낸 소설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말로"라고 불리는 선원이 자신과 같은 배에 탄 선원들에게 그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템스 강 하류에서 밀물 때를 놓쳐버린 선원들이 물때를 기다리면서 비어버린 시간 속에 말로가 이야기를 채워넣기 시작하면서 진행된다.
말로는 자신이 과거에 한 교역선의 선장직을 우연히 얻게 된 경위와 그때 겪었던 일들을 풀어내면서 문명화된 인간이 어떤 과정 속에서 서서히 도금이 벗겨지고 날 것 그대로의 야만성을 품게 되는지에 대하여 그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함께 독백한다.
사실 책을 읽기 전만 해도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관해서는 거의 모르다시피 하고 읽었던지라 (기껏해봐야 조지오웰의 에세이인 "나는 왜 쓰는가"에 수록되어 있는 "코끼리를 쏘다"정도가 본작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식민지 열강들의 구조등에 대해서는 일절 이해가 없다시피 했는데, 읽는 것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는 그 끝을 모르는 긴 호흡의 만연체와 장광설에 있으니...
문명인의 귀감처럼 묘사되어지던 커츠씨의 존재가 실은 그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야만을 가감없이 활용하는 인물이었음이 드러나며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그러나 감히 감당해낼 수 있다고 함부로 자신하는 낮선 세계에서 어떻게 무너져내리는 지를 탁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작중에서는 반복적으로 착취자와 피착취자, 그리고 그 모든것을 아우르는 깊고 어둡게 생동하는 자연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는데, 이는 인간성의 상실을 서서히 드러내면서도, 인간은 그 자신이 오만하게도 굴복시키거나, 제어하거나, 혹은 다스리거나 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자연앞에 철저히 무너져내리는 문명화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이는 작품 후반에 커츠씨가 야만인들을 문명화된 법도가 아닌 순수히 가장 큰 폭력으로써 질서를 유지하는 한 편으로는 신처럼 추앙받았던 점을 생각해볼 수록 그렇다.
말로가 여행에서 돌아와 객줏집에서 술을 먹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며 가증스러운 가식의 가면을 쓴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그 스스로가 도금된 인간성 밑의 야만의 우물 밑바닥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극후반에 이르러 커츠의 약혼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커츠를 추종하는 약혼녀에게 커츠의 진실을 애둘러가며 숨기는 모습에서는 야만스런운 진실을 감추었던 작중 배경이 되는 시대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딱딱하고 재미없고 두서없는 이야기에서 조금 내려와보자면, 식인종들을 직원으로 거느리고 오지를 나아가던 말로가 음식이 상해버린 식인종의 "저 배고파요" 아우성에 쫄아버리는 장면은 몇 안되는 유쾌함을 품고 있었다.
또, 그가 항해와 조타를 가르친 야만인이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을 때, 그의 시체를 지체할 것 없이 강으로 던져버리며 차가운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그의 시체를 식인종들에게 훼손당하지 않게끔 결단을 내린 말로의 모습에서는 인간성이 가지는 희망적인 부분을 보기도 했다. (물론 향토병이나 질병을 생각해보더라도 떠나보내는 것이 맞겠지만, 그 부분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여하간, 분량에 비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었다. 하지만 주제가 매우 마음에 들었고, 또 나름의 생각해 볼 거리와 느끼는 바가 있어 좋았던 작품이다.
그런데 진보의 전초기지를 도전할 엄두는 좀처럼 나질 않는다..
- dc official App
아 저기 뭔가 엄청나게 대단하고 무시무시한게 있습니다라는 변죽만으로 완성한 뭔가 엄청나게 대단하고 무시무시한 소설 같았음
진짜 이게 딱 맞긴한데 커츠가 등장하고 부터 여지껏 잠오던 게 확 날아갈 정도로 꿀잼이라서 부정도 못하는..ㅋㅋ - dc App
와 이 책 완독이 가능하구나. 몇 번 도전했다가 gg쳤는데
차라리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재밌게 봤음 ㅎㅎ
저도 한 6번 실패한 거 같아요...지옥의 묵시록은 저도 언젠가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작품인데 이 기회에 도전해봐야겠네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