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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딩링의 단편 4개가 수록되어 있다. 3개는 3~40년대에 쓴 것이고 하나는 말년에 쓴 것이다전자에서는 1927년에 딩링이 쓴 <소피의 일기>를 떠올릴 수 있지만 후자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다같은 작가가 쓴 것인가 할 정도다.

 

 말년 작품인 <두완샹>은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두완샹이 당의 고위 간부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인물이 너무 이상화되어 있고 감정묘사라 할 만한 것이 없다두완샹이 하는 일은 모두 인민을 위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인간적인 고뇌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이다이런 인물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42년에 마오쩌둥은 옌안 문예좌담회에서 문예가 사회의 밝은 면을 그려냄으로써 혁명적인 대중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딩링이 쓴 글은 간부와 대중 사이의 신뢰를 금가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또한 58년에는 반우파 운동에서 비판을 받아 20년 동안 노동 개조를 받게 된다이러한 상황에서 딩링은 이전처럼 자유로운 글쓰기를 할 수 없었고 자기검열을 할 수 밖에 없었다.

 

78년에 딩링이 쓴 일기에 이런 말이 나온다:

글을 쓰려면 더욱 깊이더욱 생활화해서 써야 한다그러면 또 일군의 사람들에게 밉보이겠지중국에는 아직도 이런 자유가 없다3·8절 소감은 나에게 수십년 동안 고통을 주었다 옛 상처가 여전한데어찌 또 스스로 화를 자초하여 자손들에게 재앙을 남기겠는가?”

 

<소피의 일기>를 쓴 재능있는 작가가 말년에 가서는 당 선전물이나 쓰게 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리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