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예를들면,
<두도시이야기>와 같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결말을 향해 흘러가도록 짜여진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등장인물의 내면을 보여주는데 성공은 했지만,
결국 모든 등장인물이 라스콜리니코프와 대립을 하고 관계를 맺는 것으로만 쓰이는 <죄와벌>도 그렇고,
뭔가 인위적인 느낌을 받지 않음?
현실은 그렇지 않자나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건 세상은 지좆대로 흘러가는거고 내가 타자에 줄 수 있는 영향은
가시적으로는 대부분 미미할 뿐이고....
그래서 요즘 들어 쓰이는 장편 소설은 또 인물들을, 이야기를, 사건을 펼쳐놓는 방향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것도 도가 지나치면 중구난방에 헐거워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픈 건지 모를 소설이 되어버리기 십상이고 말이야.
그니깐 소설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야.
인위적이라기 보다는 목적을 위해 형식을 구성한거지. 인위적이지 않은 건 니가 날마다 살면서 맨날 직접 보잖아
애초에 장편소설은 인위적이게 쓰지 않으면 안팔림
소설은 예술작품이지 다큐가 아니다
나도 잘 모른 채로 하는 생각이라 결론을 얼버무렸는데. 그니깐 현대성과 장편소설(의 인위성)은 뭔가 아다리가 안 맞는 구석이 좀 있다고 생각해
아 그리고 내가 그 인위성, 목적을 위해 구성된 형식 뭐 그런 걸 싫어한다는 의미도 아님
그러니까 스타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문학은 현대로 올수록 진보한다고 생각함. 니 말대로 현대 소설은 인위성이 극도로 적어지지. 그 대신 고전 소설과 같은 아우라나 임팩트가 적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건 말했다시피 어디까지나 스타일의 문제라고 생각함. 현대 소설도 어차피 고전 소설이 될 운명이니까 뭐
예술에 진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각 시대를 반영하는 스타일은 당연히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함
두 도시가 딱히 인위적이라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인위적이라는 느낌 자체는 핍진성의 결여에서 나온나고 생각해서 오히려 최근에 읽은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가 인위적이면 더 인위적이라고 생각함. 그래도 둘 다 나름의 핍진성을 갖추고 있는 건 분명하고.
인위적이라는 말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듯.. 내가 말한 인위적이란 말은 지나치게 인과적인/짜여진 이야기란 의미고 핍진성이랑은 상관관계가 적다고 생각함.. 기사단장은 안 봐서 몰르겠다
지나치게 인과적인? 우연적 요소가 섞여야 한다는 건가. 짜여진 것 같다는 게 결국 '자연스럽지 않다'는 거 아니야? 난 시작은 우연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필연처럼 엮이는 것도 좋아해서. 내 인생도 그렇고.
단순히 우연적인 요소의 존재가 아니라 인간은 알 수 없는/등장인물이 어찌할 수 없는 부조리, 모순, 구멍 같은게 들어가야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게 현대적인 관점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는거지... 글고 나도 고전적인 소설을 싫어한다거나 수준 낮다고 생각하는건 결코 아님
아 무슨 말인지 알겠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