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나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하면 한없이 쓸쓸해지는 것이다. 몹쓸 크리스마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은근히 필사적인 사람들이 된다. 이 특별한 날, '세상 모든 사람들' 속에 무사히 섞여 최소한 '남들처럼'은 보내야 하지 않겠나. 그러다 보니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이날과 관련된 어떤 이상적인 이미지를 의식하면서 그 이미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쓰게 된다. 크리스마스의 역설이 그렇게 생겨난다. 평소보다 훨씬 더 행복해야 마땅한 날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흔히 겪는 어떤 사소한 불행 앞에서도 '오늘은 크리스마스인데!'라고 생각하면 더 서러워져서, 결국 우울한 날이 되어버리고 마는 역설.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문학들은 흔히 이 크리스마스의 역설에 초점을 맞추고 '너만 그런 게 아냐, 다 그래' 하고 우리를 위로한다.


신형철 <느낌의 공동체> 중 '이런 몹쓸 크리스마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