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21은 2021년의 21입니다

쟈 이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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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0. 쓰쿠모주쿠 (마이조 오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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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느낌의 메타 추리소설. 7개의 세계와 7명의 쓰쿠모주쿠가 혼란스럽게 뒤섞이며, 아우라를 상실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점이 인상 깊었음. 흔히 ‘문학이 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라노벨스러운 문체와 소재를 갖고 순문학의 영역에 도전하는 야심찬 작품.


TOP 9. 대화 (리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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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한 이런저런 평가는 차치해두고, 근현대사를 관통한 한 인간의 회고담으로서 굉장히 재밌게 읽었음.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4.19, 유신, 5.18, 87 민주항쟁 등등 역사의 분기점에 놓인 지식인의 생각과 실천을 엿볼 수 있었음.

TOP 8. 그해 5월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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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과도한 공소장 인용으로 퍽퍽하기는 했지만, 박정희 술친구가 쓴 박정희 정권 분석서란 점에서 꼭 읽어볼만한 작품인 것 같다. 한국 문학에서 이렇게 정치에 빠삭한 작품은 거의 보지를 못했음.


TOP 7. 변경 (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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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작가 이문열의 내면에 드리운 그림자를 볼 수 있어 좋았던 작품. 남북의 분단은 냉전이라는 국제정세의 연장일 뿐이라는 ‘변경 이론’이 효과적으로 적용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공산주의자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는 이문열의 치열한 고뇌가 인상적이었음.


TOP 6.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김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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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평론은 한 작품이나 한 작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지만, 이 평론서는 두 개의 소설, 두 명의 작가, 두 개의 출판사 등, 문학사를 관통하는 라이벌 의식을 분석하면서, 한국문학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음. 창비vs문지, 박상륭vs이문구, 김수영vs이어령 등등 독붕이들이 흥미롭게 읽을만한 내용이 많음.

TOP 5. 남부군 (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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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빨치산 수기. 내용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이태의 글빨이 워낙 좋아서 재밌게 읽음. 김현이 평하기를, “언제나 누군가가 기록을 하고 있다. 그 기록은 패한 사람의 기록일수록 희귀하고 호기심을 자아낸다.”



TOP 4. 멀베이니 가족 (조이스 캐롤 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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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느닷없이 벌어진 ‘그 사건’으로 점점 몰락해 가는 멀베이니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패트릭의 복수 장면은 역대급으로 재밌었고, 전체적으로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기술이 탁월하다고 느꼈음. 캐롤 오츠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서 앞으로 더 읽어볼 예정.


TOP 3. 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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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의 크리스마스, 교회 청년부 ‘크로스로드’를 둘러싼 마약, 섹스, 신앙, 관념, 인생 이야기. 후반부의 강렬함은 인생수정보다 덜했으나 초중반의 재미는 압도적이었음.


TOP 2. 인생수정 (조너선 프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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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대적인 가족사 소설이 아닐까. 현대 사회를 이만큼 총체적으로 다룬 작품도 드물 거라고 생각함. 탈가족화 현상과 노인부양의 문제, 더 나아가 지난 시대의 잔재들이 어떻게 지금을 이루었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 시대의 고전.


TOP 1. 지리산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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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국가를 만들어야 하는가? 이데올로기의 시대에서 몸소 실천하는 혁명가가 되고자 하는 박태영과 이상적인 국가를 위한 학문적 체계를 쌓아가려는 이규, 두 사람의 대비가 근대라는 시대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듯함.

세상을 뒤집어 엎겠다는 거침 없는 포부와 괘관산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순수한 시절을 향한 노스텔지어, <지리산>은 서사의 측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하 장편임.

영락없는 소시민인 나는 코로나로 좁은 방에 갇혀 있는데, 나와 나이가 엇비슷한 <지리산>의 등장인물들은 어떤 국가를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시대가 도래해야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바삐 움직이고 있어서, 그 스케일에 그저 감탄하는 수밖에 없었음.


올해는 리얼리즘 위주로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내년엔 모더니즘 계열을 보충해볼까 생각 중. 그런 의미에서 새해가 밝으면 포크너와 조이스부터 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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