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에 사두었다가 오랜만에 과학교양서적을 읽고싶어서 선택함. 240쪽정도의 가벼운 분량에 내용도 전혀 무겁지 않아서 사전지식 전혀 없이도 읽을 수 있다. 쉽게 읽을수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비문학도서치고는 얻을수 있는 정보량이 적다는것은 단점이다. 쉬는겸해서 가볍게 읽기 좋은책이다.
과학교양도서는 전공분야에서 일하는 교수가 출간하는경우가 많은데 그런경우 정보량이 풍부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가지않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과학교양도서를 통해 지식을 얻고자한다면 부족한부분에 대해 비슷한 내용의 교양도서를 여러권 더 읽으면서 지식을 퍼즐맞추듯이 조금씩 채워나갈 수 있고 보다 열정적인 사람이라면 전공 교과서를 공부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전공서를 지적인 목적만으로 파기는 버거운것이 현실 사회인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쓴 교양서를 여러권 읽으며 모르는부분을 조금씩 채워가는게 지식욕을 채우는 효율적인 방법인거 같다.
반면에 이 책은 전공지식이 없는 전문작가가 쓴 책이다. 앞서 말했듯이 스스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메카니즘이나 세부사항 대한 설명이 약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한 내용을 전문작가답게 쉬운 필체로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교양과학도서를 읽는 와중에서도 교수의 교양서적보다 작가의 교양서적으로 먼저 대략적인 느낌만을 잡고 교수의 교양서적을 읽는는것이 이해에는 최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그러한 목적에 부합한다. 면역에 대한 기본적인 느낌을 갖기에 최고의 책이다
이 책은 면역학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수없이 사용한다. 그가 비유를 많이 드는것은 이해를 쉽게하고 여러개의 주제를 흥미롭게 관통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상의 이유외에도 면역학의 특징 자체가 비유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유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사람들이 면역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것은 문화속에 만연한 비유가 면역에 대해 부정적으로 유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잘못 적용된 비유는 다양하다. 생각나는 몇가지 잘못된 비유를 말해보다면 첫째로는 순수성에 대한 잘못된 추구이다. 많은 사람들은 완전무결한 깨끗함을 원하고 짧은 순간의 잘못된 화학물질 노출만으로도 돌이킬수 없는 피해를 입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학계에서 통용되는 원칙은 독성의 접촉 자체는 중요하지않고 노출된 양이 중요하고 과다노출되지 않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면역주사에 수은성분이 포함되어있다고 두려워하지만 수은은 일상에도 만연해있고 심지어는 자궁에도 있는 성분이기에 수은 자체의 노출은 지장이 없다고 한다.
둘째로는 환원성의 잘못된 적용이다. 서구의 개인주의는 문제의 책임을 개인으로 돌리기 때문에 병에 걸리는것도 개인위생의 문제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의사들마저도 과거에는 면역주사는 위생환경이 안좋은 하류층이나 제3세게에만 필요한 것이고 좋은 영양과 위생을 공급받는 상류층에는 필요치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런 잘못된 생각때문에 특정질병은 오히려 상류층 자녀들에게만 퍼진 경우도 있다. 면역반응은 개인위생의 문제일 뿐 아니라 집단 전체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집단의 대다수가 면역주사를 맞으면 면역균 자체가 소멸되서 면역주사를 안맞는 사람도 그 혜택을 보는반면 혼자 면역주사를 맞더라도 다수집단이 면역주사를 맞지 않으면 면역자 역시 피해를본다고 한다. 면역의 개념은 서구의 환원주의와는 대치되는 개념이고 따라서 서구인들이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비유 자체를 재고해보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개인의 면역은 전체를 위한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모든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사상 비슷한 뉘앙스로 흘러간다.
셋째로는 자본주의 착취개념의 잘못된 적용이다. 면역주사를 신뢰하지 않고 자연치유등 민간요법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 제약회사의 탐욕이 대중의 건강이 아닌 자사의 이윤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든다. 작가는 이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하지만 전문과학자가 아니라그런지 근거는 빈약하다.
공통적인 오해와 이에대한 작가의 반론은 비유를 멈추고 과학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는 드라큘라의 비유를 통해 위 세가지 오해에 대해 그 원인을 문화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과학적 사실이 잘못된 오해의 적용보다는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책은 비유의 사용과 여류작가인 본인의 육아이야기가 많이 나와있어 읽기 재미있다.
이 책은 2014년에 전미작가상을 받았고 2015년에 빌게이츠 추천도서로 명성을 떨쳤으며 한국에서도 작년에 번역되어서 주위 지인들이 많은 칭찬을 했다. 빌게이츠 입장에서는 면역사업에 크게 투자하는 자본가로서 자본에 대한 오해를 반박하는부분에서 감명을 받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지인들은 흔한 과학적 무지에 대해 반박하는 모습이 통쾌했다고 했다. 내가 보기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주제를 비유로 관통하는 작가의 글솜씨이다.
비유가 얼마나 찰지길래 - dc App
읽고싶었는데 리뷰ㄱㅅㄱㅅ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