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a8dd24e9c007a036bcd5b44f83216ce14e799e721a5ef8e16b479c7cef09b256cbd4cd36d8ddd6f4cdbd5bbc8cc364783d62e209481446f685f8f2aa86180ab91145e139

대략적인 내용은 '마콘도'라는 마을에 한 의사가 목 매달아 자살하게 되고, 그를 유일하게 친절히 대했던 퇴역 대령은 그의 딸과 손자를 데리고 시체를 수습해주기 위해 자택에 찾아감. 수습 과정은 대령이 일꾼들 데리고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딸과 손자는 관이 나설 때 뒤따르는 것만 돕기 위해 의자에서 대기 중인 상태임. 그리고 대령, 딸, 손자는 그 과정에서 각각의 회상을 진행함.

그 회상은 의사에 관한 것이기도, 의사의 아내인 '메메'에 관한 것이기도, 마콘도의 역사에 관한 것이기도, 소소한 일상의 것이기도 함.

근데 구조가 되게 재밌는 게 대령의 회상이 a, 딸의 회상이 b, 손자의 회상이 c라면 각 챕터에서 a, b, c가 순서는 다르지만 동시에 진행됨. 여기서 '동시에'란 표현은 회상을 하는 장소(의사의 자택), 시간(14-15시)이 똑같은 상태라는 의미임.

그래서 a, b, c에서 동일한 묘사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음. 가령 각 회상의 중간부에 현실로 잠깐 돌아오면서 '의사의 자택 밖에서 들려오는 기차의 소리가 마지막 코너를 돌았으니 지금은 2시 30분일 것이다.'라는 문장이 반복됨.

또 다른 예로는 b의 회상이 진행되다가 다른 누군가가 말을 걸어서 끝났다면 c의 회상도 다른 누군가가 어머니에게 말을 거는 것을 들으면서 끝남. 즉, b와 c의 마지막 문장이 똑같이(누군가 거는 말) 끝나는 거임. 이거는 좀 신기하더라.

그런데 이 소설의 분량이 약 160페이지이고, 회상의 세월은 몇 십 년에 걸쳤는데 정작 가장 외부의 사건(의사의 시체를 수습)하는 시간은 고작 30분 밖에 안 지났음. 여기서 '오, 이거 되게 인셉션 같다.'라는 생각 들더라. 더군다나 '썩은 잎'에서는 회상의 회상도 나와서 시점이 세 개가 겹치는 경우도 있고,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보이더라.

근데 확실히 데뷔작이어서 그런지 뭔가 표현하고 자신의 역량을 100%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잘 보이는데, 그 마음만큼 소설이 정돈돼 있는 것 같지는 않더라. 너무 과하게 번잡스럽고 산만함...그게 의도라면 모르겠으나 내 생각은 그러함. 이거 끝내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 달려야지...

2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