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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레이드하는 중인데 주2일 10시간 총 40시간 200트라이가량 박고 마지막 네임드 공략 실패함.

올해까지는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존나 아둥바둥 했는데 결국은 실패했다. 마지막날 일정 끝나고 보니까 문득 내가 돈키호테가 된 기분이더라. 마지막장에서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돈키호테 말이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견뎠고,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했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었으며, 땅을 달리면서 저 하늘의 별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별을 잡는데는 실패했지만 스스로 내가 쏟아부은 시간과, 도전과 실패가 가치없었다라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 이 일로 통해 불가능한 이상에 도전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았고, 그 과정에서 사람이 성장하고, 성숙해지며,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위에 이미 최정예를 딴 다른 길드원들이 내가 트라이를 할때마다 장애인들 몸비틀면서 논다고 나를 비웃거나 동정했지만, 내가 비굴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그 순간에는 누구보다 진지한 창을 쥐고 말에 오른 편력기사였고, 내 옆에 있는 19명의 산초와 같은 동료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고를 칠때면 그들을 증오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들을 사랑했고 공대가 터졌음에도 여전히 애증의 감정이 남아있다.

편력기사가 되기 위해 풍차에 돌진하던 돈키호테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마지막에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체념했을 때 그가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확실한건, 돈키호테가 마지막에 신께 자신의 광기를 회개하면서 느꼈을 감정이 후회와 절망은 아니었을 거라는 건 말할 수 있다.

나는 비록 넘어져 앞으로 꼬꾸라졌지만, 이것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게 아니라, 하늘의 별을 쫓다가 넘어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넘어졌다는 것은 같아 보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넘어짐이다.

돈키호테가 우리에게 말하는 건 위대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했던 도전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실패또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본다면, 돈키호테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 아니었던가?

실패했다고 해서 모든게 다 사라져 재가 되거나 0이 되는게 아니다. 정신승리처럼 보일지 몰라도,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한층 더 성숙해진 정신이라던지, 아니면 스스로의 성장이라던지. 숙련도라던지. 뭐가 남긴 남는다. 이것은 결코 의미없는 게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높은 목표를 가져야 하고, 이룰 수 없다는 걸 알더라도 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여 꼬꾸라지더라도 자신이 넘어진 자리는 목표로 삼았던 이상의 근처에서 넘어진 것일 테고 자신이 꿈꾸던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와 있을 테니 말이다

거기서 일어나 다시 도전하든, 그러지 않고 단념하든간에 이상에 가까이 다가온 것만으로도 실패에도 가치가 있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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