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나이든 대가의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성복 선생님의 아마 마지막 시집이 되지 않을까 싶은
\'래여애반다라\'에 수록된 시인데요
덤덤하고 일상적인 어조로 쓴 시가 가슴을 선연히 울립니다
나이쳐먹고 쥐뿔도 없는 노인네가 초연한척 지껄여대는
말장난 수준인 고은의 시는 몇번 죽었다 깨어나도 발끝조차 미치지 못할 깊이
쉽게 보고 뛰어들었다가 헤아릴수 없는 심연에 경악하게 만드는 시들이 차고 넘치는데요

\"어떤 정신나간 깨달음처럼 허옇게 펼쳐진 비닐하우스\'
\'아직 철이 안든 나는 나는 검은 비닐봉지와 싸우는 반쯤 눈이 가린 삽살개\'
\'나의 생은 나를 키웠을지도 모를 새엄마처럼 낯설다\'
\'죽은 딸을 흉내내는 실성한 엄마처럼 꽃 떨어진 자리도 꽃을 닮았다\'

이런 놀라운 비유들이 시집 곳곳 아주 낮은 자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런 시들을 읽으면 저는 참으로 부끄럽고 또 겸손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