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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라는 느낌이 강하다.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 혹은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함축된 무언가 같다.

단편인 만큼 압축해서 전달해야 하는 건 이해하지만......

인물이 살아있다고 여겨지기는커녕 굵은 실 달린 피노키오 보는 느낌이다.

기대보다는 예측이 되고, 그 예측은 뻔한 지루함을 동반하고 있다.

살아있는 인물의 삶이 아니라, 작가가 얘기하고 싶은 상황과 주제를 위해 인용된 삶(혹은 조작된 삶)을 연기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에 힘이 안 실린다. 힘을 실을 생각도 없어보이지만, 하여간 앞으로 흘러갈 이야기는 생명력 하나 없는 톱니바퀴라는 느낌이다.

오 헨리 단편에서 보여준 자연스러움이나, 포우 단편에서 보여준 실감, 하다못해 카버한테서 본 침묵의 미학(자간 사이에 깃든 생명력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조차......

서사를 보고 싶으면서도, 최소한 인물이라도 좀 더 맛깔나거나 생생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기만 하다.

그런 생명력은 집어치우고 잘 쓰면 또 몰라. 그렇지도 않으니.

묵은지는 그런 맛들이 넘쳐나는데 겉절이는 사멸한 느낌이 너무 아쉽고 섭섭하다.

한 사람의 삶을 내밀히 조명하기보다 그 뒤에 있는 사회와 맥락, 메세지 따위에 집중하느라 생명력이 사라진 모순은 영 꺼림칙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