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찾아봤을때 엄청 긴 책인줄 알았는데 한권으로 끝나길래 놀랐음. 두껍지도 안더라.
소인국 ,거인국 ,라퓨타, 바니발디, 그립덥드립, 넉백, 일본, 휘넘국. 세계일주에 버금가는 여러 배경을 다룬 여행기인데 500페이지 안쪽으로 끝남
이건 기존의 여행기에서 다루는 묘사 방법을 전부 생략한 스위프트의 저술 방식 때문임. "독자들을 지겹게 하지 않겠다" 라고 하는 통째로 내용을 건너뛰는 전개 방식 덕분에 이야기 진행이 엄청 빠름. 다른 여행기. 예를 들어 로빈스 크루소처럼 다뤘으면 5권정도 나왔을거임.
동화같은 내용 탓에 대중매체에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지만 본질적으로는 조지 오셀의 동물 농장과 같은 풍자 소설임.
요약해보면 18세기에 쓰인 동물농장임. 반대로 말해야 하나? 조지 오셀의 동물 농장이 20세기에 쓰인 걸리버 여행기임
동물 농장을 보면서는 그 짧은 이야기에 느끼는게 엄청 많았음. 동물 농장에서 다루는 풍자 대상인 소련은 비교적 최근에 사라진 나라고, 그게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풍자 대상에 대한 이해가 쉽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었음.
18세기에 쓰인 걸리버 여행기에는 내가 그 당시의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풍자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하지 못했음.
인간과 그 시대에 대한 통렬한 풍자에 감탄을 하긴 했지만, 나에게는 풍자 소설이라기보다는 솔직히 로빈스 크루소처럼 남들이 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의 여행기를 본 기억으로 남아버림.
군주부터 시작해서 종교, 인간까지도 가차없이 까버리는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이었지만 아무래도 21세기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거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존재함.
느낀게 있다면 풍자 소설은 시대에 따라 새롭게 탄생한다는거임.
18세기의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의 의지는 20세기를 사는 조지 오셀에게 이어져 동물농장이라는 명작을 낳았음.
두 이야기는 시대는 다르지만 서로를 관통하고 있음.
모든것에 비판하면서 물어뜯지만, 그저 막장 인간혐오 회의론자의 글이 아닌,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 한점정도는 남긴채, 자신들이 쓴 책을 통해 우리가 더 나은 길로 걸어가길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여지를 남겼다는 게 공통점임.
그렇기에 가능하다면 21세기에 쓰여지는 "걸리버 여행기" 을 읽고 싶음. 아직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누군가 스위프트, 오셀을 이어서 21세기의 걸리버 여행기를 쓰게 될거임.
개인적으로는 오셀이 그 이야기를 써줬으면 좋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빨리 죽어버려서.. 한권만 더쓰지..씨발련...
이어지는 불꽃의 의지처럼, 지도자들이 헛짓거리를 많이하고, 시민들이 개짓거리를 하면서 풍자를 할 대상과 세계에 정의와 거리가 있는 모순적인 사건이 많아질수록 시대가 다시 명작을 탄생시킬 거라고 생각함.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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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좋은데 왜 오웰이 오셀이 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