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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히틀러의 친구가 있었다면 나는 분명 절친한 친구 중 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히틀러의 나치정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얼핏 들어봤을 인물인 알베르트 슈페어는 만하임의 부유한 중산층 출신의 건축가였다

그가 만하임의 실업자에서 히틀러의 개인 건축가, 독일제국 군수 및 전시 생산담당 장관으로 직위가 바뀜에 따라 해왔던 행적, 나치 고위급 인사들의 사견이 섞인 평가 등을 담담하게 서술해놓았다.

1부에선 출생과 성장과정 실업자가 된 젊은 건축가가 어떻게 히틀러와 나치당과 연을 맺고 군수장관까지 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2부에선 군수장관으로서의 업무와 나치당 내의 권력 다툼과 내각과 당의 알력다툼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며

3부에선 패전을 직감한 히틀러의 무자비한 파괴명령을 막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는데

첫째로 전쟁전의 인간적인 매력이 대단했던 히틀러가 전쟁후기로 갈 수록 망가져 가는 모습이었다

전쟁전엔 일부러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던 지도자가 전쟁 후반기로 가면 갈수록 대중들은 물론 군 지휘부와도 서서히 괴리되어 가는 모스습은 극한에 몰린 인간의 정신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둘째는 군수업이나 경영에 대해 무지했던 슈페어를 대뜸 군수장관에 임명했던 것이다.

슈페어는 자신이 군수업에 아는게 없고 건축가로써 자신의 과업을 다 하는것에 집중하려 했으나 히틀러는 이때까지 건축 프로젝트를 잘 해왔으니 이 임무도 잘 할거라며 반 강제로 임명했다.

셋째로 흔히 알려진 독일인의 효율성과 체계적인 관료제는 나치독일에 없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슈페어가 장관으로 입각한 뒤 보았던 것은 관료들간의 업무 관할에 대한 권력 다툼과 내각 각료와 당 관료 사이에서 일어나는 권력 다툼이었다.

슈페어가 맡고 있던 직함이 군수 및 전시 생산 장관이었는데 지역 당 관구장들의 반발로 생산 일원화가 여러번 파토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절대권력을 쥔 독재자도 국민의 눈치를 굉장히 많이 보았다는 것이다.

스탈린 그라드에서 6군이 섬멸되어서 정예병력 수십만을 잃은 독일은 더 이상 낙관 할 수 없는 처지였고 오히려 전쟁에 모든것을 쏟아 부어야 했지만

놀랍게도 독일은 이 때 까지도 전시체제로 이행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연이은 승전중에 가혹하게 소비재 생산을 제한하면 국민들이 불만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당 고위층은 정부 예산을 돌려서 생일 파티를 벌이는 정신 나간 짓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 내내 실제 전황은 아무도 보려 하지 않고 모두가 자기 기만에 빠져 환상에 허우적 대고 있었고 기만의 고리속에 제3제국은 종말을 맞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 즈음에 읽었던 남산의 부장들이 생각이 났다

히틀러 정권과 박정희 정권의 유사성이 몇 가지 보였는데

정식 적인 의사 결정 체계보단 독재자의 말 한마디가 더 중요했고 관료제의 직급보다 독재자의 총애가 더 중요했으며 독재자의 총애와 그에 직결된 권력을 위해 내부투쟁을 벌인다.

지도자는 외부의 위협을 역설하고 국민은 단결해야 하며 집단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권리와 자유는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 사람은 스스로 머리에 구멍을 냈고 다른 한 사람은 측근이 머리에 구멍을 냈다


여러모로 독재정권의 전성기에서 종말로 향하는 것을 내부인의 시각에서 보여주는 책이다

관심있으면 한번 보는걸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