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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독후감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70페이지쯤 읽다가 존나게 띠꺼워서 썼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반박하진 않는다. 참고로 내가 띠꺼웠던 부분은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있는가?'이다. 과학적 무신론에 대해 모른다면 아마 당신이 도끼빠거나 니체빠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팰 수 있을거다. 


 종교란 필요한가? 신은 있는가? 리차드 독킨스는 여기에 신은 없고, 종교는 불필요하다라고 답한다. 신이 없는 건 그렇다 치고, 왜 종교가 불필요한가하니 '종교가 없으면 좋은 사람은 좋은 일을, 나쁜 사람은 나쁜 일을 할 것이지만 종교만이 좋은 사람이 나쁜 일을 하게 만든다' 같은 논리를 가져온다. 이런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독일의 홀로코스트, 소련과 중국의 대숙청 등등. 종교가 아니고서도 인간은 다른 좋은 인간이 나쁜 일을 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은 종교는 아니지만 종교적이다. 리처드 도킨스도 종교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종교적이다.



 종교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가치체계다. 도킨스는 이를 실재로서 작동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종교는 구조로서 기능한다. 종교란 가장 오래되고 견고했던 사회를 이루는 구조다. 그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의미(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갔다. 이러한 체계는 믿음에 기반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다해도 아무도 그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건 아무런 가치 없는 것이다. 과학은 사실에 기반해 현상을 설명한다. 과학은 아무런 가치도 부여하지 않고, 추구하지 않는다. 전에 독갤에서 수학자들이 수학철학에 대해서 별 생각 없다는 글을 읽었는데 당연히 수학과 과학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으니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과학을 가치체계로서 사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은 종교적이다. 이들은 사회의 근본질서를 원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근대 이후로 그 누구도 진정한 종교적 삶을 살 수 없다.



 무신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유신론의 부정이다. 즉, 근본질서(가치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 가치는 없거나 정당성이 없다. 응당 무신론자라면 일반 사람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행복, 성공 같은 가치들이 종교적인 그것들과 마찬가지로 부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부질 없게 느껴져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언제적 공리주의 같은 걸 들고와서는 인간이 종교를 배제한 사회를 만들면 더 많은 행복의 증진이 있을거라는 말을 한다. 종교 없이도 영적인 경험을 하며 자비와 박애의 화신이 되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나 뭐라나. 심지어 내가 보기에 행복은 인생의 목적으론 적절치 않다. 도파민 수용체가 많은 삶보단 세라토닌 수용체가 많은 삶이 더 낫다고 본다.



 과학적 무신론자들이 과학과 종교의 양립에 관한 의문을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 줄 것이다. 종교와 국가는 양립할 수 있는가? 전근대 국가는 종교에 기반하여 그 정당성을 세웠다. 르네상스가 지나고 그 기반이 무너지자 영국과 프랑스에선 혁명을 통해 사회계약을 기반으로 한 국가가 탄생했다. 기존의 종교를 기반으로 한 국가와 다르게 사회계약을 기반으로 한 국가는 성질상 어쩔 수 없이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이 기만이 언제까지 이어질진 모르지만 하나 확실한건 그 기반이 종교의 그것보다 견고하지 못하다. 근본질서로서의 종교가 붕괴한 사회에서 국가는 신의 지위를 누리며 국익, 국민의 권리, 부국강병등을 내세우며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의 신도로 만들었고 온갖 짓들을 했다. 홀로코스트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에 사죄와 배상을 바라는 것은 역설적일 수 있다. 우리의 가치를 위해 싸웠는데 왜 사과해야하지? 종교가 사과하던가? 종교가 과학과 양립할 수 없다면 사회계약은 가능한가? 우리 중 누가 그 계약에 동의했지? 그 동의는 어떻게 효력이 생기지? 아무도 증명할 수 없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간단하게 정리하면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종교과 과학이 다른 체계를 가지며 그 구조에 대한 이해가 없고 무신론자라고 하면서도 다분히 종교적이기 때문에 철학적으로는 짧게 반박하고 넘어가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에 대한 얇팍한 이해를 갖고 무신론자라고 떠드는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역겹기 그지없다.

 종교는 현대에도 살아남아 꽤나 복잡하고 견고하게 기능한다. 무종교자 비율이 높은 한국은 그만큼 허무주의에 빠진 비율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만큼이 자본주의라는 종교의 신자라 하더라도 자본주의만큼 믿음을 져버리기 쉬운 종교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틀린 내용있으면 어떤 관점으로든 지적해주길 바라고 2007년도에 출판된 책에 반박하는데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리고 이놈들은 '영적인 체험' 같은 걸 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임? 유아독존하고 싶은거임? 책내용은 아닌데 전에 수잔 어쩌구하는 년이 명상 어쩌구 하면서 영적인 체험으로 뭘 느꼈다~~하는 영상 있었는데 뭔 병신같은 소린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