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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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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베로네시, <조용한 혼돈>


방송사 부국장에, 아름다운 동거녀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중년 남자는 

세계적인 청바지 회사의 소유주인 동생과 여름 휴가를 갔다가 해변에서 익사 직전인 두명의 중년 여성을 발견하고,

겨우 겨우 어찌저찌 각자 그녀들을 구해서 해변으로 데려오지만,

해변의 소란 속에서 자신들의 선행은 잊혀진다. 

쓴웃음을 지으며 별장으로 돌아온 남자는 자신의 동거녀가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생면부지의 여자를 구하는 동안 자신의 사랑이 죽었단 소리다. 


하지만 남자는 별로 슬프지 않다. 

그리고 자신의 딸 역시 엄마의 부재를 별로 개이치 않아 하는 것이 걱정된다. 

그래서 남자는 딸이 학교 수업을 듣는 동안, 학교 앞에서 딸을 기다리기로 한다. 

한창 사상 최대 규모로 합병 중인 회사 따위는 이제 알 바가 아니다. 


그렇게 남자가 머물게 된 딸의 초등학교 앞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동시에 

졸지에 아내를 잃고선 회사에 출근하기를 거부하는 남자가 자신의 딸내미의 하교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비일상적인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과 비일상이 중첩된 공간에 사람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남자에게 자신의 비밀, 슬픔, 욕망, 공포, 두려움 들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남자 역시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비밀, 슬픔, 욕망, 공포, 두려움 들을 발견한다. 


그렇다. 우리는 소통하지 못하는 존재다. 

단지 우리가 보고 싶은 것, 스스로에게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상대방에게 투사할 뿐이다. 


하지만, 소설은 별 재미가 없다는 점에서 추천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