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황병승



나의 진짜는 뒤통순가 봐요
당신은 나의 뒤에서 보다 진실해지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얼굴을 맨바닥에 갈아버리고
뒤로 걸을까 봐요

나의 또 다른 진짜는 항1문이에요
그러나 당신은 나의 항2문이 도무지 혐오스럽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입술을 뜯어버리고
아껴줘요, 하며 뻐끔뻐끔 항3문으로 말할까봐요

부끄러워요 저처럼 부끄러운 동물을
호주머니 속에 서랍 깊숙이
당신도 잔뜩 가지고 있지요

부끄러운 게 싫어서 부끄러울 때마다
당신은 엽서를 썼다 지웠다
손목을 끊었다 붙였다
백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도 됐다가 고모 할머니도 됐다가...

부끄러워요? 악수해요

당신의 손은 당신이 찢어버린 첫 페이지 속에 있어요



-계간 Para 21, 2003년 가을호



그래서 항)*(문은 못 풀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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