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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석,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1.
다른 나라에 살아 본 적은 없으니, 공정한 비교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지배적인 정서는 어쩌면
“니가 노력을 해라. 그러면 마땅한 대가를 얻으리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니가 아직 성공을 하지 못한 것은 니 노력이 부족해서라는 타인을 향한 비판과
나는 열심히 노력했는데 사회에 나에게 마땅한 대가를 주지 않는다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이
모순적으로 공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한 사고는 소위 예술의 영역에도 어김없이 드러나는데
세계적인 예술가가 못된 건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는 말은,
결국 누구나 노력을 하면 세계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고,
내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만 한다는 계산은,
그래서 물질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예술가는 아직 성공한 것이 아니다라는 판정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이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큼의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문학가가 나오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애시당초, 예술가의 삶의 목적이 성공한 삶이 될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공을 목적으로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취할 수 있는 무언가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어쩌면 예술가의 삶의 목적은
관객이 보기엔 하염없이 비참하거나 우습거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창작자가 스스로 생각하는 이데아를 향해 비록 영원히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알고 있을지라도 끊임없이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마침내 그 이데아에 예전보다 조금이라도 가까워졌을 때 예술가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에 대한 기대감 뿐일지도 모른다.
2.
아무튼 이 책은 소설가 백민석이 본 영화/책/미술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될 수 있으며, 혹시 그럴 필요가 있다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다.
연재하던 에세이를 엮은 만큼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구성을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최소한 들어는 봤음직한 많은 영화와 책과 미술 작품이 나오고,
그 작품을 통해 사유한 작가의 생각을 소설가 특유의 흡입력 있고 가독성 좋은 스타일의 글을 통해 풀어나가기 때문에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렇다고 단지 읽기 편하고 쉬운 글이라서 그 사유의 깊이나 방향이 맹탕인 것은 아니다.
사실, 작품의 깊이를 만들어 내는 건 창작자가 아니라 관객의 몫이기도 하니까.
사진 어디냐?
시드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