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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니 커츠라는 이름이 낯익고, 정황상 유사하다고 느꼈는데 찾아보니까 지옥의 묵시록 원작이더라. 말론브란도가 연기한 흑화한 커츠 대령이 암흑의 핵심이란 표현을 지칭하는 대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읽다가 떠오르는 게 나보코프가 까댓던게 있고, 그게 신경 쓰이던데, 나보코프 안목이 날카롭긴 한데,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좀 싸가지 없는 부분이 있긴 하다. 도끼 같은 대선배격 인물을 학생에 비유하고 지 밑에 사람 처럼 나무랐으니, 나보코프라는 네임드만 없었으면 그냥 싸가지 없는 병신이라고 취급 받았을 것이다. 난 나보코프 작품도 그닥 안좋아해서 그닥 유념해두진 않았으나 좀 둘이 비교가 되긴 한다. 우선 둘다 모국어가 따로 있음에도 영어로 작품을 쓰고, 모국어 만큼이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발표했다. 차이점은 나보코프가 상대적으로 외향적이고 콘래드는 좀 내향적인 거 같다.
이야기는 독백형식으로 진행되는 게 뭔가 느낌이 참신하고, 사상의 깊이 있을거 같았는데, 중반부터 좀 집중력 흐트러지는 게 좀 수다스럽게 주절거리는 느낌이 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박력이 약해지고, 좀 모호해지고 어렴풋 해지는 인상을 받았다. 계속 졸렸다. 초반 만큼은 신경써서 썼는지 뭔가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중반 이후부터 불필요한 말도 많은 거 같아서 응집력이나 간결함이 약화 된거 같았다. 어쩌면 모비딕과 같이 오랫동안 뱃사람 일 한 사람들의 직업병인가. 밀폐된 좁은 공간에 오랫동안 있는 사람일수록 답답한 기분을 환기시키고자 쓸데없이 수다스러워지는거 같다. 노인네들이 수다스러워지는 경향과 마찬가지인듯.
말짱도루묵과 같은데 옛날에도 실패나 좌절에도 고사성어나 속담을 만들어서 교훈 삼았듯이, 교훈으로서 느낀 점이 있는데, 내가 처음에 명작이라고 느낀 부분에서 생각한점은 명작은 참신한 기분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선동과 같이 인상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선동은 내용적인 측면을 무시할수도 있다. 히틀러가 한 소리는 진실이 아니라 뭔가 당당하고,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고, 웅장한 느낌을 자극한다. 그래도 내용이 완전 허술하고 엉터리면 성의나 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자극한다. 그러니까 인상이 주고, 내용은 부라고 할 수 있다. 뭔가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감흥과 유사한거 같다. 힙합도 디스곡 짤 때 내용적인 측면보다 라임이나 박력을 따진다고 하지 않는가. 내용적인 측면을 따지는 현교육 체제는 플라톤식 합리주의에 가까운거 같다. 근데 플라톤이 한게 시인추방론이고, 그럴수록 진정한 1류 시인은 추방당하고, 3류시인만 남게 되고, 2류시인이 1류인척 하게 된다. 이탈리아 방언이나 쓰던 단테가 전세계 각지에 번역되어도 대시인으로 추앙 받는 것은 표현 하나하나 정제되어 고매한 인상을 받도록 짜여있기 때문이다. 밀턴도 마찬가지다 실낙원 하나 만드는데 7년이 걸렸다. '
그렇다면 무슨 인상인걸까? 타고난 감각이 있는것 같다. 분명한 것 현재 수능 처럼 내용 이해 위주 학습은 문학창작에 도움안되는 뻘짓이라는 점이다. 언젠가 우리나라 고학력 문학가들의 거품이 걷어지길 바란다. 일본 고학력 문학가들도 데카당인 점은 인정해야한다. 아무튼 신기하고 권위 있으면 무작정 따르는 근성은 원시인들 미신숭배나 다를바 없다.
1. 잘읽은신듯 2. 조금만 모이게 쓰면 좋을듯
통찰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