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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졸려서 잤다가 600페이지 주말에 몰아읽었다. 빡세네. 그 전에 폭풍의 언덕 읽었는데, 그거는 초반부터 인물 대거 등장해서 주시 안하면 못알아먹겠던데, 이거는 처음에 아빠 엄마 소개하고 자식들 태어나고 자식들 이름도 첫째 윌리엄, 둘째 폴 셋째 애니 넷째 아서 같이 참 직관적으로 지었어.난 제목만 듣고 왠지 분위기기 퇴폐적인 소설일거 같은 느낌이 들었단 말이지. 창녀 유곽 낭비 같이 사회의 타락한 면모 보여주는 소설일 거 같았고, 민음사 표지에 나오는 여자 음침하게 생겨서 술집여자 같았단 말이야. 솔직히 소설 읽으면서 첨부터 끝까지 풀집중할 수도 없고, 중간중간에 딴 생각으로 세면서 읽는다. 원래 언어라는 게 사고를 자극하고 과거회상이나 비판적 사고를 자극한다. 대체로 골치 아픈 현실적 어려움이나 안좋았던 기억이 많다. 내향성 자체가 외향에서 부정적 경험이 많을수록 내면으로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문학가들도 비관적 사고하는 경향이 짙다. 모두 자기 앞가림이 있다. 문학가가 작품 만드는 건 지들 앞가림이고, 독자도 독자 나름 사정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에 접근성 높게 배려 해준 친절함은 마음에 들었다. 반대로 조이스 같이 일부러 접근성 어렵게 만들어놓는 작품은 싫다. 그 인간은 등산로에 일부러 등반하기 어렵게 만들어놓은 거 같단 말이야. 그에 반해 이거는 계단이랑 밧줄도 깔아주고 경사도 완만하고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쉬웠다. 어쩌면 높은산은 아닐수도 있다. 조이스 새끼는 일부러 경사 가파르게 만들고 장해물 깔아놓는 것 같다. 그게 높은산인건 아니고 높은산인척하면서 엿먹이는 거 같은 느낌이다. 죄다 자기 앞가림 하기 바쁜데, 작가한테 신경써주는 거 너무 과분하다. 아마 평론가나 논문 써야 하는 교수들 앞가림이랑 일치해서 20세기 이후에 많은 의미부여를 해야하는 난해한 소설이 등장한듯. 개인 컨디션 탓도 있겠지만 1회차만에 이해 안가는 소설을 별로 높게 평가해주고 싶지 않다.


작중 주인공은 거의 폴인 거 같다. 나머지 형제는 비중 거의 쩌리인데, 중산층도 아니고 디킨스 연상시키는 노동자 계급에 공장사무원으로 일한다. 작품소재가 모자간과 남녀간에 정을 다뤘다. 뭐 또 사전 둘러보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니 햄릿이니 의미부여를 하고, 아들과 엄마 간에 정신적 연인관계였다니 근친상간적 관계였다고 하는데,  흠 마마보이가 되어버린건가. 여성의 정에 집착하는 게 어머니한테서 시작됐고, 어머니가 죽은후 어머니를 대체할 여자를 갈구한다면, 독신주의자는 어머니와의 불화와 관련있을까 단정짓긴 아직 어렵다. 어쨋든 주인공은 모자간의 정 때문에 이성관계에 지장이 왔는데, 어머니가 연애나 결혼에 훼방 놓을수록 모자관계는 서먹해지고, 독립의 길로 향하게 된다. 한두번 실연은 아무나 겪는다. 세상에 마마보이라서 결혼을 못할 지경이란 말은 못들어봤다. 어미 입장에서도 자식의 앞날은 계속해서 막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널린게 남자인데 왜 하필 아들에게 연인의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가. 마을 신부와 아슬아슬하게 야릇한 관계 나누던가 얼마든지 불륜대상 구할수 있다. 그리고 옛날 같으면 일부다처제였는데 특히나 상위신분일수록 그랬다. 처첩 많다보니까 상대적으로 남편으로서 애정을 주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왕들은 상당수가 마마보이인가? 누구보다 존엄하고 감히 범접하지 못할 인간이?


현대에 사회진출 시기가 늦춰져서 부모손에 빌리는 마마보이 기질이 늘어나고 결혼율도 줄어든 건 사실이다. 주인공도 한두번 실연이고, 아예 여자랑 관계도 못나눠본 쑥맥도 아니다. 열린 결말로 비록 결말직전에 자살충동까지 느꼈으나 주인공은 앞으로 또 연애할 기회 충분히 있다. 작가 경험담이라는데 작가도 기혼남이다. 아예 이성간의 관계가 불가항력적으로 막히는 독신은 뭐가 문제인가? 종교인들 상당수가 독신을 유지한다. 종교인들이 정신적인 인간인건 맞다. 여자들은 정신적인 인간을 기피하는가? 문학가들은 상당수가 결혼을 하였다. 종교인이나 철학자가 결혼을 안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가 원하는 이성 대상? 양육에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대상 아닌가? 정신적인 인간은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불안정한 인상을 주는것인가? 나약한 인간은 정신력을 통해서 자연을 정복하고 권위를 획득했다. 근데 초심을 유지하려면 여자를 멀리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괜히 교황이 200대까지 명맥 유지하는 게 아니다. 뭔가 세속의 즐거움은 우중충하고 내면으로 파고들어가서 음미하는데 방해가 되는 거 같다. 결혼한 작가가 많은 문학은 종교나 철학보단 내면을 파고드는 데 근본 있는 매체는 아닌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