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불타는 프무새가 한 분 계시던데

주장의 핵심을 보니까

1.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은 비과학
2. 정신분석학이 근현대 철학, 예술, 문학 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침
3. 정신분석학 영향 받은 일련의 것들은 다 삿된 것... 통탄할 일. 이 사실을 알고 3년간 괴로워하다 드디어 뇌과학의 광명을 인정하게 됨.

이거던데...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듦...?

이 논지에서는 비과학=삿된 것을 기본 전제로 삼는 건데 세상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음

당장 18세기 후반~현대까지 서구지성사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준 낭만주의 운동은 과학, 계몽주의의 완전무결성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함.

계몽주의의 전제는 이성의 엄밀한 활용을 통해 세상사를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거고, 그렇게 얻어낸 진리는 조화롭다는 거임. 세상도 조화롭고. 이때 과학은 이성의 도구임.

낭만주의의 전제는 제아무리 이성이든 뭐든 써봐야 세상사에는 밝혀지지 않는 부분이 있고, 진리는 없거나 상대적이고, 결코 세상은 조화로운 곳이 아니라는 거임. 현대 예술, 문학은 여기서 시작하고.

도스토옙스키가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2x2=4는 이미 삶이 아니라 죽음의 시작이라고 한 걸 떠올려 보자고.

그렇다고 낭만주의 운동이나 현대 예술이 전부 비과학이니까 쓰레기다? 아니거든. 철학, 예술, 문학에 과학의 영향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을뿐더러('기술'이라면 몰라도), 그게 철학, 예술, 문학에 타격을 주는 요인도 아님. 인간 실존은 과학으로 밝힐 수 없으니까. 2x2가 4여도 도스토예프스키는 불멸함. 초현실주의 화가들도 그렇고.

프로이트는 비과학이 맞음. 뇌피셜덩어리임. 근데 이것만 알고 보면 괜찮음. 비과학인 거 들통난 지 한참 됐음. 아직도 프로이트 읽는 사람들이 그거 모르고 읽는 거 아님. 물론 관심 없는 사람들은 잘 모르고 프로이트가 현대심리학에서도 여전히 막강한 줄 알겠지. 근데 그건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임.

천동설하고의 비교는 잘못됨. 천동설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반증가능한 거니까. 패러다임 운운할 것도 없지. 프로이트는 좀 다르지. 애당초 반증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고.

프로이트가 계속 읽히는 건 '과학이 아닌데 과학으로 착각해서'가 아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헤겔까지 죄다 비과학인데도 요즘까지 읽히는 건 그게 과학이어서가 아니야.

그리고 자꾸

1. 프로이트 본인이 자기 이론 과학적이라고 했다
2. 그런데 아니었다
3. 반박불가능한 쓰레기 이론이다

이런 논지 펼치던데

어떤 사상도 주창자가 뜻한 바대로 흘러가지 않음. 본인은 과학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그냥 다른 영역에서 살아남게 된 것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