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성향 SF가 여성향 판타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함.

그래서 여성작가가 쓴 SF는 거기에 충실하다일 뿐이지,

기호가 안맞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봄.


웹소설도 당하고 살던 사람의 입장의 경우가 많은데

이건 남자 여자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굳이 그냥 용사해도 되는데 찐따 출신이 마법얻고

그냥 카사노바해도 되는데 모쏠 출신이 환생하고

그냥 천재해도 되는데 알바하다가 트럭에 치이고

다들 그러니까 뭐, 장르적 허용이라고 봄.


그래서 요즘 SF는 기술 발전으로 힘을 얻으면

그동안 잘못되었던 당연시되던 나의(소수자)

희생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살려는 기질들이 있는 거고

약간 마법구두나 성형수술에 가까운 기믹이지 않나 싶음


예전 SF에 어울리는 기술의 양면성에 대한 고촬은

예전부터 SF를 좋아하고 SF가 인기있든 말든 파던

그런 사람들의 계보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쓴다고 봄.

곽재식 배명훈 이경희 같은 작가들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약간 찐 너드스러운 SF작가들이긴 한데

나름 이 분야에서 꾸준히 쓰는 분들임.


이런 류의 SF소설들은 기술 발전한다고

의외로 딱히 더 편해지고 쉽게 살지는 않음.

그냥 다른 상황의 다른 고생이 있음.

그래도 나름의 인간미로 적응하려고 살아가고

해핑엔딩을 위해 노력함.

줄거리가 무조전 좋은 결말은 아니지만

새로운 세상을 헤쳐나가는 과정의 재미가 있음.


요번에 나온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도

약간 비주류 약자들을 묘사하기는 하는데,

사회가 열광하는 유쾌한 반란 사이다 물은 아니여도

소소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재밌는 부분들이 있음.


김초엽 천선란 같은 시대에 어울리는
확 뜨는 스포트 라이트는 안받지만
한국SF에 그런 책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이런 책들도 예전부터 계속 있었다는 거임


요즘 밀어주는 책들이 내 취향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원래 전통 SF는 힙스터였고 알아서 찾아내서 즐기는 거였으니

찾아내는 과정조차 즐겨보며 읽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