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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의 시인인 바이런의 `센나케리브의 멸망` 시에서 센나케리브는 한창 예루살렘과 전쟁을 하던 중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서 잠들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고 기록된다. 바이런의 시를 보고 센나케리브의 최후가 궁금해서 다른 책들을 찾아봤었지만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저주로 사망했다고 하거나 정적에 의해 암살되었다는 등 각기 주장이 달랐다. 하지만 바빌론의 역사는 이에 대한 해답을 명쾌히 밝힌다.
기원전 681년 에사르하돈이 왕위 계승 전쟁 끝에 부친에 이어 왕위에 올랐다. 센나케리브는 이 전쟁 중에 자신의 아들들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중략) 에사르하돈은 센나케리브가 물리적,이념적으로 바빌론을 훼손한 것을 복구하려 노력했고 바빌론 문화의 회복에 착수했다.
p.175
바빌론의 역사의 저자인 카렌 라드너는 센나케리브가 바빌론을 다스리면서 바빌론의 토착 신앙인 마르두크 신앙을 탄압하다가 아들에 의해 제거되었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의 저주같은 추상적인 설명보다 훨씬 설득력있는 주장이라 나에겐 만족스러운 내용이었다.
2.
아시리아의 왕, 세상의 왕, 강력한 왕, 위대한 왕 센나케리브의 손자이며, 바빌론을 일으키고, 에산길라를 세웠으며, 모든 숭배 중심지의 신전을 재건하고, 중단된 제사를 속개했으며, 옛 전통대로 의례와 의식을 복원한 자, 수메르와 아카드의 왕, 바빌론의 총독, 아시리아의 왕, 사방세계의 왕, 강력한 왕, 위대한 왕 에사르하돈의 아들인, 온 땅의 왕, 아시리아의 왕, 세상의 왕, 강력한 왕, 위대한 왕이 바로 나 아슈르바니팔이다.
p.178
바빌론의 역사를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슈르바니팔 왕의 비문이었다. 굉장히 길게 비슷한 단어들로 자신의 조상들과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칭송하는데 위의 인용문도 긴 비문의 일부에서 발췌해온 것이며 실제로는 훨씬 더 길다. 아슈르바니팔을 포함한 바빌론의 통치자들은 당시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융성한 도시를 다스리며 적수가 없었다. 특히 아슈르바니팔은 정복활동을 연이어 성공하고 도서관을 세우는 등 제국의 문화도 크게 발전시켜서 동시대에 가장 강력한 왕권을 가졌기에 이렇게 자신감이 가득차있을만도 했다. 이러한 왕을 높이는 칭호는 몇백년 뒤 북쪽에서 일어난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제국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다리우스1세가 자신을 왕중의 왕이라 칭하며 강력한 중앙집권통치를 하였다.
3.
'바빌론의 세계지도'. 학창 시절 세계지리를 공부했거나 평소 세계지리와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접해봤을 말이다. 바빌론의 세계지도는 기원전 7세기경 제작된 지도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로 유명하다. 바빌론의 세계지도에서는 바빌론을 중심으로 인근 국가와 도시들을 기록하고 이 세상을 원으로 표현하고 있다. 바빌론은 기원전 2천년경 이미 일식을 기록하고 분석할 정도로 뛰어난 과학기술력을 가진 도시였기에 이러한 사회과학적인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바빌론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는 타락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바빌론의 역사의 저자 카렌 라드너도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이를 거론하며 그 근거로 자신이 사는 뮌헨에는 바빌론의 이름을 가진 이름의 성매매업소가 있다고 언급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뛰어난 도시를 타락한 도시로 기억할까. 그 이유는 인류역사상 가장 유명한 책이자 역사서인 성경에서 바빌론을 하나님에 거역하는 타락한 자들의 도시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헤브라이 입장에서는 바빌론과 네브카드네자르2세가 본인들을 핍박하고 약탈한 이민족이기에 최대한 증오를 실어서 역사를 기록하였다.
성경때문에 바빌론이라는 도시 인식이 바뀐걸 보면 역사는 단순히 승리자의 기록이 아니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독갤의 누군가가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 아닌 남기는자의 기록이라 했는데 나도 이에 동의한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승자가 남기는자이기에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통용되지만 승자가 아닌 패자가 역사를 남길경우에는 남기는자의 말대로 역사가 인식된다.
작년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 수령받고 재밌게 읽고 후기글을 남겼는데
어째서인지 후기글을 다시 찾아봐도 없길래 새로 다시 썼습니다 후기글 제대로 못남긴거 죄송한 마음에 새로 글쓰는 김에 블로그에도 소개글로 포스팅 올렸어요 네이버에 바빌론의 역사 검색하면 제 블로그가 최상단에 나오는데 열심히 리뷰글 올렸으니 너그러이 양해해주십쇼 ㅜㅜㅠ
초뒷북으로 남긴점 죄송하구 더숲 출판서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센나케리브가 산헤립인갑네. 역사는 남기는자의 것 이라는 말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