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공부할 때나, 글 읽을 때나, 댓글 읽거나 대화하거나 심지어 뭘 쓸 때조차도 자꾸 문장이나 단어가 날아간 것처럼 그 부분을 나도 모르게 건너뛰거나, 못 들었거든?


이 습관 때문에 수능이나 모의고사 국어도 100점은 못 맞아봄 한 개는 꼭 틀려서. 혼자 교정하는 데에만 시간 들였지. 자꾸 단어를 놓치길래 이건 실력의 문제인가 보다 했어.


언제는 ADHD인가 생각도 해봤는데 (집중하는 일 자체에 문제는 없었으니까, 다들 그렇겠지만 어릴 때는 책 존나 오래 볼 수 있잖아)

그건 아닌 거 같았거든.


최근에 그냥 항불안제 들이박으니까 글 관련이나, 일상생활, 포함 모든 게 전체적으로 차분히 시선에 들어오더라.


독서랑은 어떻게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나처럼 책 좋아하면서 비슷한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지도 모르잖아?


불안 증세가 고등학생 때 특히 심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자극적인 소재 나오는 소설들 위주로 볼 수 밖에 없었음.


일종의 불안, 신경증적 증세와 선호하게 되는 독서 소재의 연관성이 있는 거지.


이 정도면 독서 얘기이리라고 본다.


추신으로, 대화 나눌 때도 자꾸 단어 같은 걸 놓쳐서 길게 대화하다 보면 좆같았거든. 일시적인 인상을 주는 데에는 항상 굉장히 좋은 인상을 주는데, 그게 지속이 안되는. 이거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이건 너무 사적인 얘기라 태클 걸면 지움.) 사람들이랑 대화 나눌 때도 불안해질 때가 있어서 말을 못하게 되고(반칙성으로 끼워 넣자면, 에드거 앨런 포도 비슷한 이유로 사람 만날 때는 술을 계속 들이켰다고 하는데, 나도 마찬가지 경험이 많음), 뭘 쓸 때도 시간은 들이는 데 이상하게 부분적인 아름다움이 박살나 있어서 미치겠고, 불안증 때문에 뭐 오랫동안 쓸 수도 없고. 영화 같은 걸 볼 때도 디테일이 생각이 안 나다시피 해서 내러티브 자체에 집중을 하는 편이거든. 책은 억지로 장면을 따라가지 않아도 되니까 그나마 그런 부분에선 괜찮았고,

사설이 너무 길어져서 보기 싫은 사람이 있을텐데, 삶 자체의 궤적이나 모양이 이거 때문에 그동안 정해졌던거구나 깨달아서 너무 길어져버림. 일단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