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가가 양팔을 벌리고 가만의 리카의 작은 몸을 감싸안았다. 리카는 놀라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대로 얼굴을 조금 숙였다. 신기할 정도로 망설임없이, 또 두려움도 없이 내 입술은 리카의 입술에 가까이 갔다. 리카가 긴장한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평소에는 완고하던 그녀의 몸이 바싹 겁에 질렸다. 그 긴장이 전해지는 순간, 나도 잔뜩 긴장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키스를 했다. 시간이 멈췄다. 세상이 멈췄다. 그런데도 심장만은 요란스럽게 날뛰었다. 그것은 아마, 몹시도 어색한 키스였을 것이다.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5권, P.296)
이 마을에서는 잘 익은 보리이삭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늑대가 달린다'고 말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광경이 보리밭 속을 늑대가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이 너무 강해 보리이삭이 쓰러지는 것을 '늑대에게 밟혔다'고 하고, 흉작일 때는 '늑대에게 먹혔다'고 말한다.
근사한 표현이긴 하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는 것이 옥의 티다싶다.
하긴, 그나마 지금은 약간 멋을 부리며 말하는 것뿐이지, 옛날처럼 친근함과 경외하는 마음을 담아 그런 말을 하는 이는 거의 없다.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이삭 사이로 보이는 가을하늘은 몇 백 년이 흘렀어도 여전하건만, 그 아래의 상황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
해마다 보리를 심어온 이 마을 사람들도 오래 살아 봐야 고작 70년이다.
몇 백 년씩이나 변함없는 것이 되레 잘못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니까 이제는 옛날 옛적의 약속을 예의상 지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나는 더 이상 이곳에는 필요치 않은 것 같다.
동쪽으로 치솟은 산 때문에 하늘의 마을 위를 지나는 구름은 대개 북쪽을 향해 흘러간다.
구름이 흘러가는 그 끝. 북쪽의 고향을 떠올리며 한숨짓는다.
시선을 하늘에서 보리밭으로 되돌리니, 코끝에서 움직이는 자랑스러운 꼬리가 눈에 들어왔다.
할 일도 없고 하여 꼬리털을 다듬기 시작한다.
가을하늘은 높다랗고 아주 맑았다.
올해도 또 추수철이 다가왔다.
보리밭을, 수많은 늑대가 달리고 있었다.
- <늑대와 향신료> 1권, P.12~13
뭐...걍 할많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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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수준미달인데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쪽 달하고 늑향 둘 다 나온 지 족히 10년 된 책 아닌가
늑대와 향신료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