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어쩌구저쩌구, 이래저래해서, 블라블라블라................. 한 구체적인 상황이 제시된 후, 말미에
"그래서 그는 매우 화가 났다."라는 문단이 있다고 해보자.
상황이 매우 화가 날만한 상황이라면, 굳이 매우 화가 났다고 독자에게 확인시켜줄 필요가 없고,
(그리고 독자에게 주인공의 감정상태를 확인시켜주는 걸 넘어서 강요한다는 느낌까지 줄 수 있으니까)
상황이 매우 화가 날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마지막 문장은 잘못 써진 문장이 되니까
(물론 그런 모순이나 아이러니를 표현하고자 했을 경우도 있지만, 그 때는 좀 더 섬세하고 계획적인 표현력을 필요로 한다)
어떤 면에서든 "매우"라는 부사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
사실 SNS에 올리는 짥막한 글에는 뭐 쉽게 강조를 하기 위해 부사를 사용해도 별 무리없는데,
긴 글의 경우에는 부사사용의 남발은 쓸데없고 지저분해지기만 한다는 느낌을 주기 쉽지.
오히려 아예 "그래서 그는 매우 화가 났다."라는 문장 자체를 빼버리고,
그 상황하에서 주인공의 심리상태는 각자의 추측에 맡겨놔야 한다라는게
현대적 스타일의 글쓰기 방법이기도 하고
이런 글 좋다. 시리즈로 뭐 없냐
부사는 문장의 주요성분들(특히 주어와 목적어)사이의 거리가 멀어져서 문장을 이해하기 힘들게 함. 따라서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보여주기든 말해주기든 간에, 주요성분이 나온 다음 부연하는 내용을 뒤에 배치하면 좋음. 부사를 자제하라는 말은 영어권 작법서에서 더 자주 보이는데, 영어는 한국어처럼 주어를 삭제하지도 않고, 주요성분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어렵기 때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