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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밝힐 것은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것


그냥 크리스천도 아니고 전 감리교 목사님 출신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란 찐또배기


그럼에도 고딩때까지 교회 가기 싫어서 정말 발악을 했고


아빠가 언젠가는 니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면 설득해서 딱 고2까지 다니고 교회 안 다니다가


대학교 2학년 이런저런 사건 후에 좀 독실해 졌어


어쨌든 나름 진지하게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20대 남성으로 신앙과 과학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었어


그래서 토플 교재를 사러 가서 이 책을 보고 홀린듯이 사 버렸다


나도 그렇고 이 책의 저자도 그렇고 크리스천이라 어디까지나 아브라함계 종교의 입장을 하게 되는 건 이해해 줘


일단 이 책은 전제조건은 이거야


문자주의적 신앙관 같은 근본주의적 입장은 좀 심하게 말해서 is와 같은 극단주의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


그러니까 진화론이나 빅뱅이론같은 '과학적 사실'에 대해 부정하며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문자주의와


그에 대해 비판하는 과학적 입장은 이 책과 관계 없다고 선을 긋는 거지


나도 이건 동의를 하는게 나도 성경은 어떤 현상을 기록한 보고서가 아니라 은유를 통해 신앙생활의 지침을 주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위에서 말한 근본주의자들이 부정하는 과학적 사실들은


신앙생활에 아무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는 거지


그럼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건 뭐냐?


바로 신앙을 구시대적인 미신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환원주의자들에 대한 이야기야


이 책은 열 두가지 쟁점에 대해


위에서 말한 환원주의자들을 대변하는 '갈등'입장과


신앙(신학)과 과학은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는 것이기에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해야한다는 '분리'입장


그리고 신앙과 과학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발전한다는 '대화'입장의


3가지 입장을 나눠 생각하고 있는데 결국 뒤에 두 입장은 갈등 입장을 반박하는 식으로 논리가 전개 돼


열두가지 주제를 다 적으면 감상이 한없이 길어지니까 나름 정리를 해서 적어보면


과학으로 모든것을 설명하다 보면 모든것이 무목적, 무의미로 보이게 되어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고


일부 과학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그 빈자리를 개개인의 판단에 오로지 맡기게 되면


과학의 자의적 판단때문에 일어난 광풍인 우생학, 나치즘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지


과학은 과학적 사실을 탐구하는 것이고 그 형이상학적인 맥락을 읽는 건 신앙의 역할이라는 거고


여기서 아예 신앙과 과학의 역할을 동전의 양면처럼 나누자! 이게 분리 입장이고


과학적 사실들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영감을 주며 그 반대도 똑같다는 게 대화의 입장이야


난 정말 이 정리가 마음에 들더라


내가 교회를 다니는 이유도 사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런 게 아니라


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기 위해 다니는 거거든


이게 아무래도 근본주의에 가까운 한국 기독교에서는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다 보니까


이게 옳은 건가 하는 고민을 했었는데 이런 고민이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아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을 한 줄 요약으로 써 볼게


"문법적 지식과 언어학 만으로는 문학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