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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 시점
서술은 3인칭 시점. 인터뷰는 1인칭 시점으로 혼합되어 있다.
소설에 나오는 각각 인물들은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고, 인터뷰만 1인칭 시점으로 진행한다.
2. 표지
표지 예쁘다. 서점에서 봤어도 책 집어서 읽어봤을 거 같다.
3. 제목
웹소설이든 단행본이든. 제목이 정말 중요하다. 장르소설 회사에 다녔을 때, 재밌는 제목 만드려고 머리를 싸맨 기억이 있다. 그런 의미로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보자마자 밀리의 서재 책장에 담고 싶은 욕구가 들게 했다.
4. 도입(프롤로그)
서은이라는 여학생이 죽은 걸 1인칭 시점으로 인터뷰를 한다. 서은이 왜 죽었는지 궁금하게 만들어 다음 페이지로 넘기게 한다. 도입 또는 프롤로그로서의 제 역할을 확실히 했다고 할 수 있다.
5. 발단
주연(학생)이 서은(친구)을 죽인 용의자로 지목되어 수사를 받는 상황으로 그려진다. 주연을 중심으로 인물들 간에 갈등이 일어난다. 어떻게 해서든 주연을 무죄로 이끌어내려는 김 변호사. 주연에게 좋은 것이라면 다 사준 엄마. 주연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다는 아빠. 이 인물들은 주연과 함께 모두 갈등을 일으킨다.
소설은 항상 사건과 갈등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사건이 벌어진 다음에 지속적으로 갈등이 일어나 흥미를 유발한다.
6. 전개
이 소설이 재미있는 건, 3인칭으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1인칭 시점으로 주변인들을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며 몰랐던 사건들이나 자세한 내막이 속속 드러난다. 그로 인해 더욱 몰입해서 읽게 만든다. 3인칭과 1인칭(인터뷰)을 왔다 갔다 하지만 매우 자연스럽다.
7. 위기
주연은 자신이 정말로 서은을 죽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주연을 변호했던 '김 변호사'는 주연을 변호하기를 포기한다. 그리고 학교 폭력이라면 치를 터는 새로운 '국선 변호사'가 나온다. 프로파일러는 주연에게 서은을 사랑했던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한다. 부모님은 주연에게 차갑고 냉철한 시선을 보낸다. 언론과 사회는 말할 것도 없다. 주연은 거의 '혼자'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그려진다. 이처럼 소설은 주연에게 여러 위기를 가져다준다.
주연과 서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서서히 이 둘이 왜 갈등을 겪고 위기를 겪는지 보여준다. 이처럼 소설은 주연에게 여러 위기를 보여줌으로써 과연 어떤 결말이 날지 궁금하게 한다.
8. 절정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도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은이 죽은 날, 주연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풀어진다. 사실 막 극대화된 절정이라거나 손에 땀을 쥐고 책을 보게 만드는 절정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교과서 적인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주연이 서은을 정말로 죽였는지 나오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설에서 늘 착하게만 묘사되었던 서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 소설에서의 절정은 주연이 정말로 서은을 죽였을까?라는 물음이 아니다.
가난했던 서은이 주연을 정말 친구로 생각 했는가? 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여기서 서은이 하는 이야기가 모두 절정이라 할 수 있다.
9. 결말
주연이 정말로 서은을 죽였는지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그런데 해답이 허무하다는 느낌이 든다. 근데 이건 정말 뛰어난 수작이 아닌 이상 공통적으로 있는 단점이다. 발단, 전개, 위기에서 독자들의 흥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다 보니 '결말'이 상대적으로 별로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런 소설들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을 정말로 잘 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죽이고 싶은 아이도 결말이 나오기 전까지 관심과 흥미 재미를 잘 선사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더 아쉬운 이야기를 하자면, 서은이 죽은 이유가 있을 수는 있지만, 너무 우연에 치중되었다는 점이다. 우연에 대한 복선도 없었다. 그런데 없어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보면(애니로 봤다) 여주가 나중에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죽는 이유가 황당하다. 그런데 중간에 복선이 깔려서 어색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런 의미로 복선이 좀 있으면 추리하는 맛이 나지 않을까 하지만, 사실 없어도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결말이 좀 아쉽다는 생각 말고는 전체적으로 재미있었다.
10. 문장력과 표현력
가독성이 정말 뛰어나다. 어렵게 쓰지 않았다. 쉽게 읽힌다. 문장으로만 본다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다만 아쉬운 건 히가시노 게이고는 가끔 자기만의 묘사나 표현력을 넣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작가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묘사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정말로 딱 교과서 적인 문장이었다. 그래서 뛰어나다고 칭찬하고 싶기고 하다. 이처럼 기본기와 뛰어난 문장을 구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표현력도 마찬가지다. 인물의 내면을 표현할 때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법을 쓴다. 깊지는 않으나 얕지도 않다. 오버하거나 기교를 부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독성이 뛰어났다. 만약 표현과 묘사에 좀 더 치중했다면 지금과 같은 가독성은 나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11. 구성력
사실 소재만 보면 참신한 이야기가 아니다. 주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생각해봄직한 주제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구성력이 뛰어나다. 인터뷰라는 장치를 심어 놓은 것도 그렇고, 정말로 딱 적재적소에 흥미를 유발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둑으로 치면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한수들이 소설의 구상을 빛나게 한다.
구성이라는 것은 소설 전체를 말하는 거지만, 때로는 하나의 문장이 소설의 구성을 완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구성이 비슷한 책으로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다. 이 책도 구성에 가독성을 주며 빠르고 흡입력 있게 읽게 만드는데,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른 점이라면, 살인자의 기억법은 좀 더 문학에 가깝게 서술된다면, '죽이고 싶은 아이'는 전형적인 킬링타임 소설의 문체를 구사한다.
12. 입체적인 캐릭터성
캐릭터성이 부각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입체적인 면에서는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이유는 주연과 서은 빼놓고는 정말로 캐릭터들이 딱 배역에 맞는 역할만 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주연의 엄마, 아빠, 김 변호사, 국선 변호사, 프로파일러가 그렇다. 꼭 돈을 받은 만큼 일한 느낌이랄까.
물론 소설 전체적인 톤 앤 매너가 안정적이고 오버하지 않고, 튀지 않게 만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나 프로파일러 대사들은 아쉬움 감이 많이 있었다. 인물들 간에 갈등을 만들어 재미는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오히려 인터뷰가 1인칭이다 보니까, 그게 좀 더 캐릭터성이 부각되는 느낌? (그렇다고 많이 부각된 건 아니다. 딱 소설 톤 앤 매너에 맞게 부각되었다.)
아무튼 특히 아쉬운 건 '김 변호사'와 '프로파일러다.' 좀 더 대사를 입체감 있게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총평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매우 교과서적인 소설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정말 교과서라고 할 정도로 매우 심플하고 가독성이 좋고, 재미까지 있는 소설이라 하고 싶다.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이 소설을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재미를 위해 보는게 아니라 '배움'을 위해 보라고.
수작은 된다 이건가 함 볼까 - dc App
수작은 됩니다. 밀리의 서재 베스트에 올라가 있어서 봤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