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서 붐은 소위 '다이쇼 데모크라시'시기에 시작되었는데, 요약하자면 1. 백만 부 잡지의 등장, 2. 엔본의 등장, 3. 이와나미문고를 시작으로 하는 문고본의 등장이 기폭제가 됨
1. "(전략) 어떤 일이 있어도 없어선 안 될 정신적 위안을 주고 그에 따라 탁월하게 솟아오르는 흥국적 기분을 분발하게 하는 민중 잡지. 달리 말하면 적어도 일본어가 통하는 곳이라면 집집마다 국기를 갖추고 있듯이 반드시 갖추어두어야 한다."
뻑적지근한, 허풍스럽기까지 한 이 선언문을 광고로 신문지상에 쫙 돌리며, 적극적으로 홍보한 이 잡지가 바로 <킹>이다. 채만식의 <치숙>에서 화자가 "잡지야 뭐 <킹구>나 <쇼넹구락부> 덮어먹을 잡지가 있나요. 참 좋아요."라며 빨아주던 바로 그 잡지. 초판 50만부에서 1928년 140만부가 되며 명실상부한 국민 잡지가 된다. 이 잡지의 보급이 "쾌락과 재미, 기분 전환을 위한 독서" "대중의 독서"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2. 엔본
: 쇼와 초기(1920년대 중•후반) 발매된 권당 1엔씩의 전집을 가리킨다. 가히 혁명적인 속도로 전집이 발매되었는데, <현대일본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등을 시작으로 사상, 희곡, 미술, 문화, 심지어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방대했다. 참고로 1920년대 중반의 1엔은 현재의 630엔 정도인데, 약 7000원 가량으로 명저를 1권씩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저렴한 것이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대공황이 터지며, 미처 너무 많이 찍어내 팔리지 못한 재고가 대거 헌책방이나 노점으로 넘어가며, 권당 10~30센(1엔 = 100센) 정도로 팔리게 되며 이제는 저소득층도 책을 '사서 본다'는 문화가 정착된다.
3. 문고본
: 독일의 레클람(국내외 고전을 소형 책으로 만들어 염가에 파는 방식)을 본뜬 것으로, 이와나미문고를 시작으로 했다. 제 1회 문고본 시리즈로 들어간 것은 만요슈, 바쇼, 지카마쓰 몬자에몬 등의 일본 고전에서부터 플라톤, 칸트 등의 서양 철학서, 근대 문학인 도스토옙스키와 시마자키 도손, 고다 로한, 히구치 이치요 등으로, 이 작전이 성공하여 문고 붐이 도래한다.
'소위 한 푼 가진 것 없는 농민에게도 세상 사람들과 같은 지식욕이 싹트고 있다. 독일의 레클람이라고 하는 것이 일본에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의, 가난한 우리들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이와나미 문고 만세다. 우리들의 가난한 지갑으로 귀 문고를 지지하겠다. 잘해주세요.'(도호쿠 지방의 농민 보냄)
이러한 격려 편지가 도착할 정도로 호응은 대단하였고, 이로서 일본 대중의 하위 계층에 이르기까지 독서 문화는 보편적인 것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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