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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자에 대한 편견이 안 생길수가 없음.

로마시대때 중국이 진.한나라였다는건 다들 알고 있을거임. 동시대의 대 제국이었음에도 이상하게 교류가 없었던 나라들이고 각자의 지역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덩치들이니까 둘을 비교하는건 흥미로운 연구주제였을거임.

특히 저자가 중국인이다 보니 주로 진.한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애초에 그걸 기대하고 빌리긴 했는데...잘못 고른거 같다.

책의 포커스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원색적임. 진시황과 법가에 대한 옹호를 해주는건 괜찮은 주장이었음. 지금 와서 학계가 진시황이 무슨 나치같은 학살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을테니까.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침. 법가사상을 무슨 19세기 헌법사상의 기초를 제시했다며 찬양하는 한 편 유학은 권력자에 빌붙어 엘리트사상만 발전시키고 백성의 안위와 번영은 안중에도 없다고 매도하는데 이 사람 유교가 뭔지 모르는건가? 싶었음.

유교의 현실이 아니라 그 사상 자체를 공격하는데 특히 맹자 본인이 부자였다던가 '군주는 농사를 지으면 안 된다'는 발언을 가지고 유학을 까는걸 보고 이양반 어설픈 마오주의를 펴려는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음. 차라리 유학은 현실감각 부족한 이상론이라고 비판했으면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였을텐데.

압권은 송나라의 지배층이었던 유학자들이 부국양병을 경시하고 국력을 키우려는 법가인들을 탄압했다는 대목이었는데 그 송나라가 상업으로 어마무시한 부를 쌓았고 몽골과의 전쟁에서 끝까지 영웅적인 활약을 한 대목은 쏙 빼놨더라.

중국과 달리 로마와 미국에서 정치적인 자유가 발달한 것은 '노예' 기반의 경제 덕분에 자유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관뚜껑 열고 튀어나올 황당한 주장으로 은근슬쩍 미국 까는건 덤.

MIT 유학생 출신이라는데 사상이 왜 이런건지...도덕보다 실리를 우선하는 경향이 중국에서 유행이라던데 그 기조의 연장인건지. 애초에 공학자 출신 저자의 역사서에 큰 기대를 한 내 잘못인지 모르것네. 여튼 깔쌈한 양장과 천페이지의 분량에 속지말고 걸러서 읽자. 그나마 최후의 양심인지 진.한이 로마보다 위대하단 소리는 안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