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골은 장인이다. 


그는 글자로 미로를 만들어낸다.


내가 생각할 때 진정한 작가들은 글의 장인이자,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페테르부르크'라는 단어는 러시아의 도시를 의미한다. 우리는 페테르부르크를 모스크바에 이은 관광도시, 러시아 제 2의 도시로 생각한다.


고골은 이같이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페테르부르크'에서 완벽히 벗어난 고골의 '페테르부르크'를 창조하였다.


그가 창조한 형상의 페테르부르크는 사방팔방 나뉘어져 있어 굉장히 모호하다.


2. 텍스트: 반복되는 형태소들을 활용해 문장으로 이어붙이며 단락이 만들어진다. 


독자들은 텍스트를 읽으면서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의미들을 생성한다. 텍스트는 그 자체로 해석을 위한 미로/퍼즐이 된다.


고골은 이러한 문자(텍스트)의 미로(퍼즐)적인 요소가 들어가있는 형식을 그대로 형상화한 외투를 선보인다.


보닌(프닌)은 나보코프의 평가대로 고골의 '오버코트'가 "형식과 주제가 일치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관리들의 일터, 시끌벅적한 술집, 공포의 광장, 그 앞에 초서, 고위층 관리의 현관, 그의 내연녀의 저택, 주인공의 방.


고골이 창조해낸 페테르부르크 속 수많은 장소를 고골 자신이 종횡무진하며 보여주는 미로는 실로 아름다운 동시에 기괴하다.


이같은 장소의 변주와 반복의 반복은 글자(텍스트)가 스스로 변하지만 그러면서도 일관되는 모습(변주)과 비슷한 정도를 넘어 완벽히 흡사하다.


고골은 텍스트의 퍼즐적인 요소를 최대 한도로 극대화하여 현실의 페테르부르크를 축소 및 제거해버린다.


우리 독자는 텍스트로서 고골이 창조한 몽환적이고 모호한 페테르부르크만을 바라보게 되고 이는 그의 세계이자 환상이 된다.


아카키는 그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이고, 이 역시 우리의 인간적인 요소라고 부르는 요소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고골은 그가 창조해낸 기괴한 페테르부르크 속 기괴한 인간까지 텍스트로 완벽히 구현해버린 것이다.


3. 니콜라이는 장인이다.


글자로 퍼즐을 만들어내는 장인이다.


진정한 작가들은 생각을 다시하게 만들며 글에 관하여 장인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고골의 페테르부르크'는 관광도시 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제 2의 도시, 레닌그라드에 둘러싸여져 있는 도시가 아니다.


기독교도들이 하나님의 세계창조를 생각하듯,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고골은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페테르부르크를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창조한 페테르부르크는 모호한 세계이자 문학계의 또 다른 퍼즐이다.


작가는 생각을 다시하게 만든다. 그는 페테르부르크의 의미를 또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고골은 장인이자 다시 생각하게 만든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고골은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