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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 회로들은 우울증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이런 상승 변화를 만드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다. 대개는 몇 가지 긍정적인 감정만으로도 충분히 그 과정에 시동을 걸 수 있고 이는 다시 삶의 다른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시작할 추진력이 된다. 이것이 바로 상승나선이며 그 놀라운 효험은 수백 가지 과학 연구가 거듭 증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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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대한 이야기가 범람하는 시대다. 그에 따른 처방서도 넘쳐난다. 그중에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럴 땐 역시 '과학'을 기반으로 한 정보가 믿을 만하다. <우울할 땐 뇌 과학>은 뇌 과학이나 신경생물학 등의 '팩트'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저자인 앨릭스 코브는 우울증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15년 넘게 뇌 과학으로 우울증을 연구한 학자다.
이 정도면 아주 믿음직하다는 판단이 들어 바로 구매했다.
그렇지만 심각한 우울증 환자가 이 책을 읽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면 병원 가는 게 상책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을 여력은 있는, 적어도 몇 장 넘길 힘은 있는 사람이 독자로 적합할 듯하다.
책의 내용 역시 우울증/우울감에 맞서기 위한 자구책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풍부한 우울감을 가졌지만 커피 한잔 하며 독서할 정도의 에너지는 갖고 있기에 무리 없이 완독했다.
핵심적인 내용은 '상승나선'을 만들라는 얘기같다. 우울증에 빠진 건 뇌의 회로 어딘가의 배선이 잘못된 것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의 뇌는 반려동물과도 같아서 먹이를 자꾸 주게 되면 그에 해당하는 방식이 훈련되어 버린다.
마치 '김유신의 말'처럼. 그러나 우리는 말의 모가지를 벨 필요가 없다. 단지 다른 길로 말을 몰아가면 되는 것이다.
좋은 방향, 옳은 방향으로 자꾸 몰아가면 '신경 가소성'이 우리를 상승나선의 궤도에 오르게 해준다.
과거의 윤회로부터 탈출이다.
운동, 산책, 햇볕 쬐기, 가벼운 결정 내리기, 웃기, 사람 만나기, 가슴 펴기, 심호흡하기, 명상하기, 감사하기 등등
사실 책에서 제시하는 자구책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다지 새로운 건 없어 보인다.
진리는 때로 단순하다고 했던가.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는 비법을 다 알고 있는 셈이다.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통제감'을 얻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도 모른 채 상승나선에 오른 것이다.
"운동이 얼마나 유익한지 족히 백만 번은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백만 한 번째로 들어보자."
개인적으로는 운동이 최상책 같다. 운동이 안 된다면 산책부터 시작하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높이의 계단부터 한걸음 한걸음 오르다보면 정상궤도에 복귀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닳고 닳은 말이 있다.
뇌과학적으로 볼 때 예능을 보며 유머를 음미하면 측좌핵, 뇌간, 배측 선조체가 활성화 된다고 한다. 정확히 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한테 좋은 거다.
저 닳고 닳은 말은 뇌과학적으로 볼 때 역시 옳은 말이었다.
'감사하기'
내가 볼 땐 이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아니 내가 이렇게 엉망인데 뭘 감사하라는 거냐.
하고 입을 삐쭉였지만 아주아주 간단한 감사거리를 찾아내는 걸 연습해보려 한다.
예를 들면 오늘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감사하는 거다.
어렵긴 하지만 자꾸 찾아내다 보면 정말 뭐라도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상승나선을 굴리면 된다.
나 그래도 '감사일기'는 못 쓸 거 같다......
"축하드린다. 이제 이 책의 끝에 도달했다.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더라도 이미 당신은 몇 가지 신경과학적 혜택을 거두었다. 당신의 뇌는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지금도 책 읽기가 끝나기를 기대하며 도파민을 분비하고 있다. 다 읽고 책을 덮으면 도파민을 또 한 번 뿜어내 세상 밖으로 나가도록 당신의 등을 떠밀어줄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한 이야기들이 회복으로 향한 새로운 길을 닦았기를, 아니면 적어도 조금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당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이미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만으로도 중요한 회로들이 활성화됐다. 믿든 안 믿든 당신의 상승나선은 지금 막 시작되었다."
완독하면 이렇게 칭찬도 해 준다. 별 효용 없이 책을 덮은 독자라도 당신의 뇌는 책을 읽기 이전과 읽은 후로 달라진 것이다.
다들 각자의 상승나선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근데 이 책 정도면 시중의 처방책 중에서는 읽기 수월한 편이라는 게 함정... 대개 벽돌식의 이론서나 감정만 말랑하게 만드는 3류 에세이가 많은데 이 책은 균형이 좋다고 생각함.
나도 좋게 읽었음 ㅎㅎ 이건 사실 추천하는 글임
글 잘쓰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