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자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데 무려 래리 플린트다. (책은 공저임)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봐 간단히 소개하자면
플레이보이보다 더 노골적이라고 하는 성인잡지 허슬러를 창간했고 미국을 도덕적으로 타락시킨다는 비난을 기독교 복음주의자들한테 많이 받았는데,
한 기독교 원리주의자에게 피격당해 하반신 불구가 되었고 그럼에도 계속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그 일대기가 영화로 나오기도 했단다. (본인도 보지는 못했다)

이 책은 벤자민 프랭클린부터 비교적 최근인 빌 클린턴 스캔들까지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사생활이- 직접적으로 말하면 성생활이- 미국의 역사에
끼친 영향을 서술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성생활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은 제퍼슨이나 케네디, 빌 클린턴 정도 였는데, 미국 역사에 위인으로 알려진
인물들 이를테면, 링컨이나 루즈벨트, 벤자민 프랭클린 등의 이야기들은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흥미로웠다.
빌 클린턴 부분이 양으로는 제일 많은듯 한데, 그냥 단편적인 이야기만 알고 있다가 자세한 사정을 알게되니 재밌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링컨 관련된 이야기는 다시 한번 찾아보니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설인듯 하다.
성 생활이라는 것이 워낙 은밀한 것이니만큼 19세기 지도자들 같은 오래전 이야기는 주로 여러 사람의  사적 기록에 의지해서 서술되는 것이니 근거가
부족하거나 그야말로 스캔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퍼슨의 예처럼 오래전 일임에도 사실로 밝혀진 일도 있으니그 설이 사실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섹스 스캔들하면 찌라시나 언론들이 퍼뜨리는 자극적인 이야기라는 인식이 강할 수도 있는데, 스캔들에 대해서 신변잡기식으로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스캔들이 끼친 여러 영향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저널리즘의 변천도 간접적으로 알수 있는 기회가 된다. 미국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 같은 색다른 방향의 역사 책을 읽어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사족을 달자면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막판에 드러나 있는데, 정치인의 섹스에 관련된 사생활은 (범죄가 아니고서야)
그 사생활로써 존중을 해주자는 것이다. 그 방향이 올든 그르든 아마 예상컨데 우리나라는 반세기가 지나도 이루어지지 않을 이야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