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in my mother's room. It's I who live there now. I don't know how I got there.
Perhaps in an ambulance, certainly a vehicle of some kind.
I was helped. I'd never have got there alone.
There's this man who comes every week. Perhaps I got here thanks to him.
He says not. He gives me money and takes away the pages. So many pages, so much money.
Yes, I work now, a little like I used to, except that I don't know how to work any more.
That doesn't matter apparently. What I'd like now is to speak of the things that are left, say my goodbyes, finish dying.
They don't want that. Yes, there is more than one, apparently.
But it's always the same one that comes. You'll do that later, he says.
Good. The truth is I haven't much will left. When he comes for the fresh pages he brings back the previous week's.
They are marked with signs I don't understand. Anyway I don't read them.
When I've done nothing he gives me nothing, he scolds me. Yet I don't work for money.
For what then? I don't know. The truth is I don't know much. For example my mother's death.
Was she already dead when I came? Or did she only died later?
I mean enough to bury. I don't know. Perhaps they haven't buried her yet. In any case I have her room.
-Everyman's library edition "Trilogy" by Samuel Beckett. 'Molloy' part 1.
나는 어머니의 방에 있다. 이젠 내가 여기서 산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아마 앰뷸런스에 실려 왔거나, 어떤 차에 실려 온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 나를 도와주었다. 나 혼자서는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매주마다 오는 그 사람, 아마도 내가 여기 있게 된 것이 그 사람 덕분일지도 모른다.
본인은 아니라지만. 그는 나에게 돈을 좀 주고는 원고를 가져간다. 원고지 매수가 많으면, 돈도 많이 준다.
그렇다, 나는 요즘, 약간은 예전처럼 일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나, 나는 이제 내게 (영역본: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작별을 고하고, 죽어버리고 싶다.
그 사람들은 그걸 원치 않는다. 그렇다, 그들은 여럿이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그러나 항상 같은 사람이 온다. 나중에 그걸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한다.
좋다. 나에겐 더 이상 의욕이란 게 없으니까, 알겠는가. 그 사람은 새로 쓴 원고를 가지러 올 때마다 지난주에 가져간 원고를 가져온다.
거기엔 이해할 수 없는 기호들이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두 번 다시 그것을 읽지 않는다.
내가 한 자도 안 썼을때 그 사람은 돈을 하나도 안 주고 나를 나무란다. 하지만 나는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럼 뭘 위해?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아는게 별로 없다. 예를들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만 해도 그렇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돌아가셨나? 아니면 좀 나중에서야 돌아가셨나? 돌아가셨다는 것은 땅에 묻혔다는 말이다.
모르겠다. 어쩌면 아직 묻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찌 됐든, 나는 어머니의 방을 쓰고 있다.
-문학과지성사판 "몰로이" 사뮈엘 베케트.
이것이 카프카에게 훈련받은 베케트의 소설 삼부작, 그 가운데서도 가장 최약체로 불리는 몰로이의 첫 단락이다...
베케트가 직접 번역한 몰로이 영역본하고 한국어 번역본하고 미묘하게 다른데 이는 한국어 번역본이 원서(프랑스어)를 채택해서 그런가봄.
나도 프랑스어로는 못 읽어봐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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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케트와 카프카 이 둘은 같은 주제를 바라보고 있음 바로 부조리/실패. 의식 속에 있는 부조리나 실패가 만들어내는 여러 악몽같은 파편들을 카프카는 가장 정확한 문법을 구사하며 유머(인지부조화)가 넘치게 표현한거고, 베케트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 고유의 문체까지 해체시키면서 형식까지 실패와 부조리를 담아내 표현함. 둘 다 문학 역사상 전례없는 악몽을 구현함.
**의식 속에 있는--> 세계 속에 있는 부조리~
의외로 재미는 있음. 다만 알레프, 픽션들, 연초도매상같은 재미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함. 보르헤스나 바스는 글과 글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게임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장르적인 재미, 환상적인 서술, 퍼즐 맞추고 해제하는 과정까지, 즉 소설이 줄 수 있는 극한의 지적유희가 넘쳐나는 재미라면.. 카프카는 말그대로 이상한 꿈에서 나올 듯한 섬뜩한 이미지, 답답한 서술, 무한에 가까운 해석, 카프카 자신의 글쓰기 과정에 관하여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재미라고 봄. 사실 재미가 없었으면 나도 읽고 싶은 마음도 안 들었을거임.
힘들면 하차하는 것도 좋을 듯. 카프카 읽는게 필수는 당연히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