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향유 사이에 근본적인 단절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일반 사용자들이 시스템의 구조에 접근하려는 욕망은 구조적으로 통제받는다. 디지털 조작의 구조적 특성이 제작과 사용 사이에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빗금을 긋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다른 글들을 통해 그것을 디지털 문화가 근본적으로 자기반성 장치를 내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하였다. 자기반성은 나날의 일상에 대한 반성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삶의 본원적인 뜻에 대한 질문을 동반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제작과 사용, 생산과 수용의 일치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생산자가 동시에 수용자가 될 때, 생산자의 내부에 그것을 검열하는 내부의 적이 있을 때 발생하는 활동인 것이다. 디지털 문화에서는 그런 내적 분열 대신에 외적 분리가 있다. 그 분리에 의해서 생산은 수용을 의식하지 않고(생산의 확대라는 차원에서 정보화할 뿐이다), 수용은 생산의 동작 절차를 엿볼 수 없다. 자기반성, 즉 내적 분열은 그렇게 봉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