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놀이기구 같은 것을 타고 세포 중 하나, 이를테면 심장의 근육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고 상상해보자. 근육 세포가 규칙적으로 수축할 수 있게 해주는 ATP는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세포 안에는 여러 개의 커다란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우리 몸을 ATP 분자 하나의 크기로 줄여보자. 그러면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있는 커다란 단백질 구멍을 통해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있는 곳은 밀폐되어 있으며, 눈이 닿는 곳마다 과열된 단백질 기계장치가 가득하다. 바닥은 작은 공 같은 것들이 밀리초마다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들끓고 있다. 바로 양성자들이다. 공간 전체가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양성자의 유령과 춤을 추고 있다. 양성자는 양전하를 띠는 수소 원자의 핵이다. 이 괴물 같은 단백질 기계장치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지나서 안쪽에 자리한 요새인 기질로 들어서면, 기이한 광경이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가 아찔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의 휑한 공간에 있다. 사방으로 휘몰아치는 액체의 벽 속에는 철커덕거리면서 돌아가는 기계장치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벽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거대한 단백질 복합체들이 마치 바다 속을 유영하듯이 느릿느릿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부품들은 놀라운 속도로 작동한다. 어느 방향을 보아도, 미친 듯이 움직이는 수천 수만 개의 기계장치들이 아득히 펼쳐져 있다. 이 모든 소란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있는 곳은 세포의 열역학적 중심점인, 미토콘드리아 깊은 곳에 위치한 세포 호흡 장소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 속 분자에서 추출된 수소는 이 거대한 호흡 복합체 중 가장 큰 첫 번째 복합체로 전달된다. 이 거대한 복합체는 무려 45개의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각 단백질은 수백 개의 아미노산 사슬로 이루어진다. 만약 ATP의 크기가 사람만 해진다면, 복합체1은 마천루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보통 마천루와는 다르다. 증기기관처럼 역동적으로 작동하면서 스스로 생명력을 가진 무시무시하고 신기한 기계장치이다. 양성자에서 분리된 전자는 막 내부의 깊숙한 곳에 있는 거대한 복합체의 한쪽 끝으로 빨려 들어가서 반대편 끝으로 튀어나온다. 그 다음 전자는 더 거대한 단백질 복합체를 두 개 더 통과하고, 이 단백질 복합체들이 모여 호흡연쇄를 구성한다. 각각의 복합체에는 여러 개의 “산화환원 중심”이 있는데, 복합체1에서는 약 9개의 산화환원 중심이 일시적으로 전자를 붙들고 있다. 전자는 한 중심에서 다른 중심으로 뛰어넘는다. 사실 중심들 사이의 일정한 간격은 이 중심들이 어떤 형태의 양자 마술을 부려 “터널을 만든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터널은 양자의 확률 규칙에 따라서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전자가 볼 수 있는 것은 다음 산화환원 중심 뿐이며, 그 거리가 별로 멀지 않아야 한다. 각 산화환원 중심 사이의 간격은 14옴스트롱보다 작고, 한 중심의 전자에 대한 친밀도가 이전 중심보다 크기만 하면, 전자는 마치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징검다리를 디디며 강을 건너듯이 산화환원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로를 통과할 것이다. 전자는 3개의 거대한 호흡 복합체를 곧바로 통과한다. 전자는 산소의 강력한 인력에 곧바로 이끌리는데, 전자에 대한 산소의 화학적 식탐은 엄청나게 게걸스럽다. 결국 호흡 복합체는 단백질과 지질이라는 절연체로 감싸인 하나의 전선이고, 전자는 이 전선을 따라 “양분”에서 산소로 흐르는 셈이다.
전자의 흐름은 여기서 모든 것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전자는 그들의 경로를 따라 도약한다. 오로지 산소로 향하는 경로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나 거대한 단백질 복합체에는 각종 제어 스위치가 가득하다. 만약 전자 하나가 산화환원 중심에 자리를 잡으면, 인접한 단백질은 특별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전자가 움직이면 단백질의 구조도 미세하게 바뀐다. 약한 결합의 연결망 전체가 미세하게 재조정되면서, 거대한 구조는 몇 분의 1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에 새로운 배치로 바뀐다.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로 인해서 단백질의 내부에는 동굴 같은 통로가 생긴다. 그 다음 다른 전자가 도착하고, 장치 전체가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이 과정은 1초에 수십 번씩 반복된다. 이 거대하고 정교한 구동장치가 하는 일은 딱 하나이다. 막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양성자를 전달하는 것이다.
호흡연쇄의 첫 번째 복합체를 따라서 전자 한 쌍이 전달될 때마다 양성자 4개가 막을 통과한다. 그리고 이 전자 한 쌍은 곧바로 두 번째 복합체로 전달된다. 두 번째 복합체에서 4개의 양성자가 또 막을 통과한다. 마침내 가장 큰 마지막 호흡 복합체에서 전자들은 산소를 만나지만, 그 전에 먼저 2개의 양성자를 막 너머로 전달한다. 양분에서 전자 한 쌍을 뽑아낼 때마다 총 10개의 양성자가 막 너머로 전달된다. 그것이 전부이다. 전자가 산소로 흘러들어가는 동안 방출되는 에너지의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양이 양성자 기울기로 저장된다. 모든 동력과 독창성과 거대한 단백질 구조를 비롯한 모든 것이 미토콘드리아 내막 너머로 양성자를 퍼내는 작업에 이용되는 것이다. 하나의 미토콘드리아에는 수만 개의 호흡 복합체가 들어 있다. 하나의 세포에는 수백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다. 우리 몸을 이루는 약 40조 개의 세포 속에는 적어도 1,000조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셈이다. 그 미토콘드리아의 일은 양성자를 퍼내는 것이며, 매 초마다 총 10^21개의 양성자를 퍼내고 있다.
사실, 이것은 미토콘드리아가 하는 일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의 일은 동력을 빼돌려 ATP를 만드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의 막은 양성자가 거의 통과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양성자가 통과하자마자 사정없이 닫혀버리는 이 역동적인 통로가 중요한 것이다. 양성자는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 원자의 핵으로, 크기가 매우 작다. 그래서 양성자를 막의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단은 없다. 양성자는 물도 곧바로 통과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막은 다른 모든 위치뿐만 아니라 물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양성자 역시 전하를 띠고 있으며, 전하량은 +1이다. 불투과성 막 너머로 양성자를 퍼내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첫째, 막을 사이에 두고 양성자의 농도 차이가 생긴다. 둘째, 막의 바깥쪽이 안쪽에 비해서 더 양전하를 띠는 전하량의 차이가 생긴다. 이는 막을 사이에 두고 전기화학적으로 150~200밀리볼트의 전위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막은 매우 얇기 때문에,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는 이런 전위차는 엄청나게 강력할 것이다. 만약 우리 몸이 다시 ATP 분자만 한 크기로 줄어든다면, 우리는 막 근처에서 엄청난 세기의 전기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전기장의 세기는 번개와 비슷한 미터당 약 3,000만 볼트로, 일반적인 가정용 전기 용량의 1,000배에 달한다.
양성자 동력(proton-motive force)이라고 알려진 이 엄청난 전위는 가장 인상적인 단백질 나노 기계인 ATP 합성효소를 작동시킨다. motive는 운동을 의미하며, ATP 합성효소는 진짜 회전 모터이다. 양성자의 흐름이 크랭크축을 돌리고, 크랭크축의 회전은 촉매작용을 하는 머리 부분을 회전시킨다. 이런 역학적 힘이 ATP의 합성을 일으키는 것이다. 막 너머의 저장소에 수용된 양성자가 ATP 합성효소를 통과하면서 회전 모터를 돌린다.
양성자 10개가 ATP 합성요소를 통과할 때마다, 머리 부분이 완전히 한 바퀴를 회전하면서 새로 생성된 ATP 분자 3개가 기질로 방출된다. ATP 합성효소의 머리 부분은 초당 100회 이상 회전할 수 있다. ATP 합성효소와 양성자 동력도 생명체 전체에 걸쳐 보편적으로 보존되어 있다. ATP 합성효소는 발효에 의존하는 소수의 생물을 제외한 모든 세균과 모든 고세균과 모든 진핵생물에서 발견된다. ATP와 양성자 동력은 유전암호 자체처럼 보편적이다.
(바이털 퀘스천 中)
존나 복잡한 기계 장치 같음
이런 걸 어떻게 알아내냐? ㅈㄴ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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