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그냥 책 얘기하는 곳이지 작가지망생들 수다 떠는 곳이 아닌 건 아는데 


그냥 자주 와서 눈팅하는 갤이라 써본다.. 푸념좀 하게 해주라..


중학교 때부터 소설가 꿈꿨고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써보기 시작하면서 나이가 20대 후반이 됐다. 


남들 스펙 다 쌓고 이미 취직했을 나이지. 난 그동안 대학교 학과도 글 쓰고 싶다고 문창과 나오고, 스펙은 커녕 되지도 않는 소설 공모전만 넣으면서


시간만 날렸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공모전 넣어봤는데, 역시 안 되더라. 10년정도 글만 써왔는데 본선에 붙은 작품이 단 한개조차 없다. 


어찌보면 다행이기도 하다. 당선은 안 되고 계속 본선만 붙었으면 그건 그것대로 희망을 못놨을 테니까. 확실하게 넌 재능이 없다고 단언해주니 차라리 나은 거 같기도 하고 참.. 


래도 대학교 다닐 땐 빈말이었는지는 몰라도 교수나 다른 사람들한테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참신하다', '재밌다' 라는 소리를 들어서 남들보단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넓나보다. 


딱히 소설 쓰느라 날린 시간 때문에 앞으로 먹고 살 길도 팍팍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나는 집도, 차도, 결혼도 이미 모든 걸 포기하고 혼자서 살기로 했기에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을 거라 생각은 한다.


 제대로 된 직업을 찾을 수 있을까란 불안이 들긴 하지만, 헬조선이니 뭐니해도 일단은 잘사는 선진국이니 뭘하든 생활비는 벌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내가 정말로 현탐이 오는 것은 앞으로 소설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이젠 독서도 즐길 수 없을 거 같다는 거다.


"책을 읽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거 어따 써먹을 수 있냐?"말을 들어도 나는 지금까지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내 꿈은 소설가고, 소설을 쓰기 위해서 독서는 당연한 거 아니냐고. 


물론 기본적으로 독서는 재밌으니까하는 거였지만, 그래도 그 "재미있으니까."엔 "이 책에서 읽은 걸 어떻게 내 소설에 써먹을까?"란 요소가 상당히 들어 있었다.


소설을 쓸 땐 나하곤 전혀 관련없다고 여기던 분야들, 예를들어 SF를 쓰겠다고 내 문과 머리론 이해도 못할 과학책들을 읽었다. 


참고로 나는 학창 시절에 성적이 매우 안 좋았기에 남들보다 과학적 상식이 훨씬 부족하다. 그럼에도 나는 머리를 꽁꽁 싸매면서도 끝까지 읽었다. 


재밌었기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1년 전부턴 아주 옛날에 놓았던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것도 소설을 쓰자면 더 많은 작품을 읽어봐야 하고, 


한국어 만으론 즐길 수 없는 작품들이 많으니 외국어 하나쯤은 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이젠 뭘 해도 재미가 없을 거 같다. 꽤 열심히 해왔다 생각하는데, 재능이 없으면 괴로울 뿐인 거 같다. 

  

그냥 오늘 공모전 떨어진 겸 가끔 독서에 의미가 있느냐는 떡밥이 돌길래 써봤다. 


우울하긴 한데, 재능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