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인에게 한국은 구 식민지였을뿐 아니라, 이런저런 문제를 안고 있기는 했어도, 어차피 한 외국에 지나지 않았으며, 그러니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좋게 말하자면 냉정히, 나쁘게 말하자면 무시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한 시대의 많은 일본인에게 한국은, 냉전의 최전선에 놓인 가난하고도 독재체제 하에 있는 불쌍한 분단국가로,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에 대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접해왔다.

연구를 시작할 무렵의 내게도 그런 일면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선진국을 연구하면, 압도적인 어드밴티지를 가진 현지 연구자들과 경쟁해야만 한다'는 당시의 생각은, '한국이라면 압도적인 어드밴티지를 가진 현지 연구자들과도 호각 이상으로 경쟁해나갈 수 있다'는 편견의 반영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의 변화는 그러한 나의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생각한 것에 반복해서 수정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물론 연구를 시작할 당초에도, 한국에서 민주화가 진전되어, 일본을 능가하는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었던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이 몇십년이나 쌓여오게 되면, 한국사회가 어떠한 존재가 되어, 한일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 것인가는 잘 알지 못했다. 막연히 수직적인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하면, 한일관계는 좋은 상태가 될 것이라고 어디에선가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그 답은 내 눈 앞에 있다.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루어낸 한국은, 이미 일본과는 다른 사회로 성장하여, 그들이 일본을 발전 모델로 삼고 있던 시대는 먼 과거가 되었다.

더욱이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의 변화는 극적이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한국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본인의 한국에의 자세를 변화시키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변화는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왔다고는 보기 어렵다.

과거의 일본인은, 한국에서 무엇이 일어나도 유연히 대처해 왔다. 그것의 일면에는 한국에 대한 막연한 우월감의 결과라는 점이 있었으며, 스스로의 사회에의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일본인은 한국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여, 일희일비하게 되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 때마짐 정변이 일어나,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거라는 식의 소문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한국은 이러한 일본인들의 '일방적 기대'를 계속해서 저버려왔다. 그것이 사람들을 더욱 초조해하게 하는 것이다.

나도 또한, 그러한 사람들의 초조함에 직접 접하며, 때로는 그러한 사람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받아오기도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상황은 동시에 내게 큰 기회를 주고 있다.

확실히 인터넷 상에서의 중상비방이나, 연구실로 걸려오는 불평 전화는 유쾌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분명 한일관계, 그리고 세계가 과거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수직적인 관계였던 시대로부터, 그 구별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는 듯한 수평적인 관계의 시대로 이행하는 국제사회의 큰 변화가 낳는 알력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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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혐한'이란게 생긴다는 자체가, 일부 사람들 주장처럼 한국이 반일이어서 그렇다? 물론 그것도 일면 있지만, 더욱 강경한 반일국가였던 이승만 정권때는 혐한이고 자시고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그것만으론 설명이 안 됨.

한 수 아래로 깔아보던 한국이, 이제 말석이나마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와서 일본과 동렬에 서려 드는 것, 그것이 그들의 80년대 이후 정체와 맞물려 초조함과 분노를 가져오는 것 같음.

물론 이러한 한일관계를 보다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기를, 지일파인 나로서는 바라는 바이기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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