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 교수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60년대 정음사 역본, 올재 클래식스 역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본 결과 김진만 역 아님.
이 출판사 많이 하던 식으로 윤문을 너무 많이 한 것도 아니고 걍 김진만 번역이 아님. 아예 달라.
처음 1장 시작부분을 비교해 보면
4월달 달콤한 소나기가 3월 가물을 속속들이 꿰뚫고 꽃을 피게 하는 습기로, 온 세상 나뭇가지의 힘줄을 적시어 주면
서녘바람 또한 잡나무 밭 애송이 가지의 끝과 끝 속에 감미로운 입김을 불어 넣어 준다.
- 정음사, 올재
올재는 가톨릭출판사가 최민순 역 신곡에 행한 윤문보다 훨씬 적게 손댔음. 앞부분만 봐선 정음사 역과 차이점이 안 보임.
이제 동서 역을 보면
과일 향기 달콤한 4월의 봄비
3월의 마른 나무뿌리에 스며들어
수액이 흐르는 온 세상 줄기들을 촉촉이
적셔 꽃봉오리 터뜨릴 즈음,
서녘바람 감미로운 입김을
숲과 나무 어린 새싹에 불어넣는다.
- 동서
63년 정음사 역하고 완전히 다른 번역이잖아. 김진만 교수는 각운을 활용한 초서의 운문을 한국어로 일대일 대응시키는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산문으로 번역했음. 대신 구어체 활용과 한국어로 리듬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했지. 반면 동서 번역은 일단 운문 번역을 시도하긴 했음.
그전에 탐구당, 문공사가 그랬던 것처럼 김진만 이름 훔쳐쓴건데 그럼 어디 번역 가져온 걸까?
처음에는 2000년대 나온 송병선 역 베껴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교해보니 역시 다른 번역.
참고로 동서와 별도로 송병선 역은 스페인어 전공자의 한계 이전에 한국어 구사능력이 평범해서 김진만 역하고 비교가 안 됨.
한국어를 다루는데 있어 대략 최민순 신곡과 열린책들 신곡 정도의 차이가 있음
밑에 상당히 자세한 주석이 달려 있는걸로 봐서 일본어 중역이 아닐까 생각됨.
미스테리야. 동서가 처음부터 이 역본을 낸게 아님.
역본 검토 글 찾아보면(http://anthony.sogang.ac.kr/mesak/mes121%5C10.htm) 75년 동서에서 전집의 일환으로 냈던 김진만 역 캔터베리는
김진만 정음사 번역을 그대로 출판사만 바뀌어 출간한 역본이었다고 함. 왜 갑자기 달라진거지?
결론은 진짜 김진만 역은 정음사와 올재 뿐이다.
정음사 역 캔터베리 이야기는 구하려면 구할수는 있는데 곰팡이가 표범 얼룩무늬처럼 생긴 폐지가 아닌 역본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할거고
너덜너덜한 폐지 책 수선사한테 맞겨서 약품 처리하고, 손 보면 비용이 많으면 9~10만원 선일테니 그냥 올재로 구해 읽는걸 추천한다.
갓진만...... 올재 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