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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말 그대로 현재의 공정함을 좇기 위해 우리 사회가


제도적으로 맹신하고, 완벽한 것으로 인식하는 "능력주의"를 꼬집는다.


우리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요소들

(가령, 운이라던가 재산이나 성별 혹은 비합리적 차별들)

에 의해 나의 노력이나 재능이 왜곡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순전히 순수한 나의 능력과 재능만으로 결과점에 도달할 때

그에 대한 무궁한 보상과 업적, 인정을 해주자는 것이 곧

능력주의의 핵심적인 메카다.


동서와 정치형태를 막론하고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그 어느 곳에서나 이제 능력주의는 개방시장정책만큼이나

당연한 당론이자 정치 개념이 되어 버렸다.


허나, 잠시만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정치인들 모두가 원하는 능력주의가 100% 통용되는

사회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성공한 자는 무한한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패배자는? 그 반대 논리 역시 존재할 것이다.

패배자는 무한한 굴욕감과 무한한 패배의식만을 경험하게 될테다.


국가나 사회 또한 그들을 도와주어야 할 재정적 정책 수립 목적도

잃게 된다. 즉, 18~19세기 팽배했던 문명론적 정치 이념처럼

"패배자는 패배한 이유가 있다" 로 귀결된다 보는 것도

큰 논리적 이탈이나 비약도 아닐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책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능력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폐지 주장"

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센댈은 그 어느 구절에서도 능력주의를 없애자는 주장을 한 적 없다.

오히려, 능력주의적 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질 수 밖에 없으며

능력주의적 시스템이 국가 발전을 위한 차선책이라는 데에도

반박하지 않는다. 다만, 능력주의 시스템을 통해 오롯이 승자와

패자 구분에만 집중하는 "문화적 현상"은 공동선을 악화시킬 뿐더러

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보다 건설적인 사회 공동체 건설이라는 목적

에도 큰 훼손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능력주의는 어찌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나은 시스템일 것이다.


계급제가 팽배하고, 성별과 출신 지역이 진로에 영향을 주며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

나만의 능력과 교육을 통해 쌓아올린 재능으로만 빛을 발하는

사회 조성은 어찌보면 대단한 유토피아이다.


하지만, 우리는 센댈이 지적한 것처럼 오만해져서는 안 된다.


우리의 능력이 현 시대에서 빛을 발하는 것 또한 운이 아닐까?

우리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부모 밑에서 정상적으로 자란 건?


승자에게 관용적인 찬사를 보낼 때,

패자에게도 관용적인 손을 내밀어야만 할 것이다.

그들을 단순히 도와주자는 말이 아니다.

복지제도의 개편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패자에게 잔혹하고 잔인할 정도의 승자처럼 행동해라라는

에세이적 조언이 풍부한 사회로만 흘러가지 말자고 하는 것이다.


나 또한 본 책이 굉장히 철학적인 해답을 주진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고, 그 점은 다시금 읽으면서 스스로 깨우쳐야할 것 같다.


능력주의적 신념이자 믿음이 사회의 이동 가능성에 대한

사람들의 활기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한 편으로는 패자들에

대한 또 다른 정서적 계급사회로 야기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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