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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 세 줄 요약
각자 너무나 다른 특성을 가진 네 남녀(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한 번도 '역사라는 무게' 속에서 '가벼움'을 느껴보지 못 했던 동시대 체코인들을 위로하는 소설(이라는 것은 내 생각 ㅋ)
- 추천 여부 : 강력추천
(강력추천 / 추천 / 내키면 보세요 / 비추 / 절대 비추)
작년에 '롤리타'를 처음 읽고 어떻게 이렇게 탐미적이고 유려한 문장을 쓸 수가 있을까 하고 감탄했는데
이번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하 "참존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명불허전' 이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소설을 두 번 연달아 읽은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만큼 너무 좋았네요.
문장 하나 하나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보통 '농담 - 참존가 - 불멸' 순으로 읽으라는 조언이 많은데
벌써부터 '불멸'이 크게 기대가 됩니다.
처음 읽을 때는 인물간의 관계도 좀 헷갈리는데다
시간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도 차용하고 있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
가능하다면 2회독을 꼭 추천 드립니다.
이 소설은 워낙 4명의 중요인물에 대한 심리묘사나 개성적 성격이 잘 드러나 있고
구성이 무척 깔끔해서 쭉쭉 시원하게 읽을 수 있는 점도 너무 좋습니다.
아마도 구성을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처럼 했다면 분량이 2/3로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ㅎㅎㅎㅎ
소설의 전반부는 토마시(가벼움, 육체)와 테레자(무거움, 영혼)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가벼움과 무거움', '영혼과 육체'를 대비합니다.
계속해서 사비나와 프란츠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특히 3장)
서로 다른 삶의 궤적 때문에 같은 단어에 대해 다르게 기억되는 부분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보여 주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네요.
후반부는 국면이 전환되면서
국가와 체제, 그리고 역사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토마시와 테레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체코의 무거운 역사를 통해 한번도 역사의 가벼움을 격지 못 한 체코의 동시대인들을 위로하고 있는 듯 합니다.
뭐 워낙 유명한 떡밥이고 다시 여기서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인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인지를 두고 설왕설래 하기도 하는데
너무도 당연하게 후자입니다.
소설 중간에는 아예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고 의도적으로 도치하기도 합니다.
어딘가에서 듣기로는 원어를 번역하면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맞는데
민음사 사장이 첫 단어로 '존재'라고 쓰면 너무 무거워 보여서 일부러 바꿨다고 하는데 조금 납득은 되지 않긴 합니다. ^^;
이 책은 도처에 철학적 질문과 수사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한 장 한 장 생각하면서 읽느라 더욱 오래 걸린 반면
그렇기 때문에 재밌고 의미있게 읽었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차용되는 니체의 '영원회귀'
우리가 계속해서 동일한 딱 하루만을 영겁의 시간동안 살아야 한다면
그 하루가 주는 무게감이란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될 것입니다.
역사 속의 하루는, 그리고 우리의 삶 속의 하루는
다른 길을 선택해볼 수 없어 한 번만 흘러가는,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닌 하루인데 (혹은 그래야 하는데)
그럼에도 작가와 작가의 동시대 사람들은
'프라하의 봄'과 이후의 소련 지배 체제 등을 겪으며 역사의 무게를 온 몸으로 견뎌내면 살아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동시대인들에게 이렇게 위로하는 듯 합니다.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보라고.. 이것은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물론 이것은 저의 해석일 뿐
제가 정반대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중에 이런 저런 감상평을 찾아보는 중에
어떤 분이 '가벼움 마렵다' 라고 정의한 것을 보았는데
정말 너무 멋진 정의인 듯 합니다. ㅎㅎ
오랜만에 너무 맘에 드는 소설을 발견하게 되어 흥분이 좀처럼 가라앉지를 않네요. ^^
감상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