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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열 권 정도 읽었음. 사제 책이 안된다해서 절망했었는데 진중문고에 생각보다 괜찮은 책이 많더라

1) 데미안

도착하자마자 처음 읽었던 책. 어렸을 때 읽다가 너무 재미 없어서 접었던 책이라 보자마자 도전 의식이 생겼음. '헤세 넌 뒤졌다 ㅋㅋ' 이 마인드로 꾸역꾸역 읽었음. 소신발언하자면, 커서 읽어도 재미 없더라. 동 작가 싯다르타나 수레바퀴 아래서가 더 나았음. 작품 전체적으로 오리엔탈리즘이나 신비주의에 절어서 별 내용은 없는데 뭔가 있어보이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음. 자꾸 정신적인 수련, 마음의 신비한 작용을 강조한다든지, 중간중간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길 한다든지 하는 부분이 특히 그랬음.

비추

2) 대학, 중용

동양철학이 끌려서 읽어봤음.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들긴 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음. 도의 원칙을 풀어내려한 게 대학이라면, 그것의 적용이 중용이라고 할까. 전체적인 대주제는 '도의 은미함'이라는 측면에서 같은데 그 주제가 변주되고 풀이되는 과정이 은근했음. 읽으면서 푸코가 말했던 자기 감시 권력이 생각나기도 했음. 제 몸을 닦아야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부분에서.

나쁘지 않았음.

3) 피로사회

예전에 읽고 서평도 썼던 책이지만, 다시 읽을 땐 새로운 부분들이 보이더라. 그 전엔 아감벤이나 아렌트를 전혀 몰랐었던지라 재독할 땐 저자가 기존 이론에서 비판하는 부분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음. 특히 피로사회보단, 뒤에 짧게 들어간 우울사회가 굉장히 재밌었음.

명작.

4) 진이, 지니

정유정 작가 책이라 함 찍먹해봄. 정유정은 예전에 7년의 밤 읽고 처음 읽음. 7년의 밤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진이, 지니는 전형적인 한국 신파라고 해야할까, 내용 전개나 스타일, 구조 모두 올드하다 느꼈음. 원숭이 연구소라는 배경이나 인물 설정은 좋았지만, 그걸 잘 엮어서 풀어내지 못한 느낌.

비추

5) 2004 이상문학상

김훈 화장이 대상작, 박민규 고마워 너구리야가 우수작. 의외로 10년 전 작가 중에 모르는 작가들이 많더라. 화장은 그냥 그랬고, 하성란은 재밌었음. 구효서, 정미경, 전성태 소설은 뭐랄까 전형적이다, 그런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음. 박민규 작품은 원래도 좋아해서... 암튼 전체적으론 조금 지루했다.

나쁘지 않았음

6) 2017 이상문학상

구효서 풍경소리가 대상작. 원래도 읽고 싶었던 작품이라 재밌게 읽었음. 풍경소리도 좋았고, 윤고은, 김중혁이 눈에 띄더라. 김중혁은 단편은 좋은데 장편이 왜 그렇게 별로인지 모르겠음. 전체적으로 좋았음.

추천

7) 2019 김승옥 문학상

아마 윤성희 어느 밤이 대상작이었나. 여기도 다 좋았음. 읽어봤던 작품이 꽤 많긴 했음. 편혜영, 최은미가 섬뜩한 느낌을 잘 살렸고, 윤성희 권여선 작품은 개인적으론 와, 대단하다 싶은 필력이었음.

추천

8)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기대했던 거랑 달리 과학보단 과학사에 조금 더 집중한 책. 재밌긴 했는데, 깊이는 살짝 약했음. 그래도 과학자들 스토리가 좋았음.

추천

9) 코로나 사피엔스

솔직히 별로였음. 라인업은 화려한데 정작 알맹이는 없음. 한 시간 짜리 인터뷰를 그냥 그대로 글로 쓴 느낌. 최재천, 장하준, 홍기빈, 이런 교수님들이 차라리 10~20쪽 분량씩 칼럼 형식으로 써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솔직히 비추.

비추

10) 백년의 고독

노벨상은 괜히 주는 게 아니다. 근 1년간 읽은 책 중에 제일 좋았음. 마르께스는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 거의 5대에 걸친 긴 집안 이야기를 연대기처럼 주욱 풀어내는데 이야기가 꼬이거나 중복되는 부분 없이, 마치 실제 있었던 집안처럼 풀어내는 테크닉이 대단함. 거기에 독창적인 시간 구조나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이니까, 와 엄청난 작가다 싶더라. 남미 문학 좀 더 파보고 싶음.

명작


아무튼 군대도 살만하네. 앞으로도 계속 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