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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는 1580년에 포로상태에서 풀려나 에스파냐로 돌아왔다. 우리는 이제 그를 완벽하게 이해할수 있다. 그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지기는 했지만 앞서 언급한 두 세대 중 첫째 세대, 즉 카를 5세의 영웅적이고 낭만적이고 기사도적인 세대의 진실한 대변자였다. 그러나 에스파냐로 돌아왔을때 그는 무엇을 발견했던가? 이탈리아의 현란한 공기를 호흡하고 레판토에서 전투를 치르고 알제리에서 포로신분으로 이교도들에게 감연히 맞서고 있을 무렵 이미 에스파냐에서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었다. 그를 격려해주고 그의 조언을 경청하고 열정적인 신민들을 새로운 십자군 운동으로 이끌던 위대한 영웅적 국왕 대신, 점점 도를 더해가는 권태와 환멸의 분위기만 만났을 뿐이다.....


.....분명 영웅주의의 시대는 끝났다. 환멸의 시대가 온것이다. 세르반테스가 <<돈 키호테>>를 구상한것은 그가 감옥에 갇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을 무렵이었다. 돈 키호테는 영웅이자 기사소설의 애독자요 에라스무스적 성향의 인물이었다. 아울러 돈 키호테는 현실세계-편협하고 물질주의적은 범용한 세계-가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므로 돈 키호테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힘의 근원 가운데 하나는 세르반테스 자신이 포기한 부분-말하자면 그의 삶의 고상한 목표와 실패-을 돈 키호테에게 투사시켰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 지극히 풍자적인 소설의 아이러니가 심오하고도 면밀한 자기풍자의 특징을 갖고있는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한 인간이 그의 죽은 자아로 징검다리를 만들 경우, 그는 그 징검다리를 맹렬히 공격하기 쉽다. 그러나 세르반테스는 공격하지 않았다. 설령 환멸을 느꼈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환멸에 대해 보복을 가한다거나 냉소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수 있겠는가? 그 환상에 자신의 반생을 바쳤고 이제 그 자신은 에스파냐와 더불어 웃음거리가 된 마당에? 조만간 세르반테스 자신처럼 헌신적으로 살아본적이 없는 세대, 그리고 과거의 공상을 매정하게 대할수 있는 세대가 등장할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세르반테스는 그렇게 할수없었다.


돈키호테 함부로 까고 비웃지마라 너는 언제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