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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 리뷰를 하기전에 헛소리를 몇 마디 읆을 필요가 있다.


언제인가 독갤에 82년생 김지영을 비판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었다. 요약하자면


-문장력이 졸렬하다

-사상을 표현하는 방법이 부실하다.

-주인공은 무력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대놓고 통계조작을 저지른다.


이 모든 글을 본 본인은 순간 아찔하면서 머릿속에서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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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orean, 조지 오웰입니다.


나의 픽션 1984과 주인공 원스턴 스미스에게 불만이 있습니까?


픽션에 novel적 기교가 오직 조금 있다. 하지만 당신네들보다는 백번 잘 더쓴다.


나의 정치신념 민주사회주의, 그것은 내가 글을 소비하는 원동의 힘.


그리고 무기력한 주인공입니다-압도적인 권력앞에서 필수적인 결과.


마지막로 날아오르는 통계은 이중사고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


만약 이의를 재기 want, you can 101호실로 오십시오. and also 대.형.조.아.





그러나 본인은 차마 이러한 개드립을 독갤에 올릴 수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또다른 글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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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본인은 82년생 김지영은 읽었지만 당시 저 책은 읽지 못했다.


왜냐하면 2017년 만화가 한국에서 광풍(또는 광기)를 불러일으켰을때 본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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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군에서 '히비키~ 소련군이 되는 법'을 읽으면서 까삐딴이 우리에게, 우리가 국가에 실망할 동안 세상은 변했던 것이다.


아무튼 본인은 화급히 독갤 대세에 동참하기 위해서 중고로 만화를 구매하고 "하라쇼"를 외치며 책을 펄쳐들었다.


대충 15살 고등학생이 소설 쓴다는 명목으로 깽판치는걸 편집자와 이성 친구가 말린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문제는 이런 작품이 세상에 이미 존재한다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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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스스로 천재라고 믿는 놈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게 1965년에 이어 두번째 영화화인데다가 원작은 1930년대 영국의 유명 작가가 쓴 소설이란다.


과연 그 천재 소설가는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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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해







물론 천재 시인 자뻑은 영화 감독의 왜곡이다. 오웰 전기를 쓴 사람도 "천재가 아니라서 참 다행인사람."이라고 했다.


7개 국어를 구사하고 2개 국어를 떠듬떠듬 할줄 알면 충분히 천재인것같다만.


아무튼 이렇게 의식의 흐름을 거쳐 오늘 뉴비가 리뷰할 작품 '엽란을 날려라'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리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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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4년 런던.


헌책방에서 일하는 점원 고든 콤스톡은 수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다. 금요일마다 2파운드(한화로 약 25만원 정도?)를 받지만 벌써 빈털터리다.


칠천여권의 책이 있는 서점의 오른쪽에는 재미있는 어린이 문학이 있고 입구 왼쪽에는 쓰레기같은 '기타' 항목이 있다.


그리고 그 기타항목의 최상단에는 고든 콤스톡이 쓴 시집 '쥐'가 있다. 그렇다, 고든 콤스톡은 시인이다!


달랑 153부밖에 안팔렸지만 '타임스'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인이 될 것이다!




"시집이 꽃혀 있는 칸 수는 15개 내지 20개 정도 되었다. 고든은 이 선반을 찜찜한 기분으로 가만히 쳐다보았다. 대부분 쓸모없는 시집들이었다. 왕년의 시인들이 쓴 시집들이 눈높이보다 약간 높은 곳에 꽃혀 있지만 이제는 천국과 망각의 길로 향하고 있었다. 젊은 시절 한 가닥 했었던 스타들인 예이츠, 데이비스, 하우스먼, 토머스, 델러메어, 하디 등의 시집들과 죽은 스타들의 시집들이 얽혀 있었다. 그 바로 아래, 정확히 말해 눈높이의 선반에는 덧없는 순간의 무기력한 작품들이 놓여있었다. 엘리엇, 파운드, 오든, 켐벨, 루이스, 스펜더 등의 시집들이었다. 실패로 끝난 기획작품들, 그것도 많이. 위쪽은 죽은 스타들의 작품. 그 아래쪽에는 실패로 끝난 기획 작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읽을 가치를 지닌 작품을 가질 수 있을까?"


-엽란을 날려라, 24p



모더니즘조차 모욕하는 천재 고든 콤스톡! 하찮은 실패자들은 그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날카로운 지적과는 다르게 나이 서른이 다되어가는 그는 시집 '쥐'를 출판한 것 외에 아무것도 못했다.


장편 서사시 '런던의 환락'을 2년째 집필하고 있지만 시집이 완성될 기미는보이지 않고 있다.


의미없는 장시간의 노동끝에 돌아온 그는 하숙집의 이웃에게서 술 한잔 먹고 여성 종업원 엉덩이(영남충 수준)이나 만지자고 한다.

(참고로 이 사람은 와이프에게서 위스키병으로 머리통이 깨지고 별거중으로 기본적인 설정은 오웰의 또다른 소설 '숨쉬러 나가다'의 주인공으로 재활용된다.)


하지만 그는 생맥주 한잔 살 돈조차 없다. 그냥 사주겠다는 이웃의 제안마저 뿌리치고 도망친 그는 절망한다. 자신에게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가망은 자신이 투고한 단편 시가 잡지에 수록되는 것뿐인데 그럴 가능성은 거진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장사가 단순히 사기라는 단순한 사실 외에도 그가 깨달은 뭔가 분명한 것이 있다. 시간이 흘러 더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돈 숭배가 종교 수준으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하나밖에 없는 -유일하게 절실하게 느껴지는- 종교였다. 이제 돈은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선과 악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로지 실패와 성공만이 의미가 있다."


-엽란을 날려라, 79-80p



고든 콤스톡이 원래부터 이런 막장은 아니었다. 그는 원래 주급 4파운드 정도는 너끈히 벌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벌 카피라이터였다.


하지만 그는 숭배극과 동시에 깨달았다. 현대 상업은 사기극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카피라이터들은 대부분 되다 만 작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아, 모르는건가. 자기 동료가 천재라는 사실을)


그는 자기가 잘 아는 잡지 편집장 래블스턴을 찾아갔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달라고. 뭔 말인지 알아들은 그가 주선해준게 이 일자리였다.

(참고로 현실에서 오웰은 주급 14파운드짜리 일을 포기하고 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돈조차 모욕하는 작가 조지 오웰!


정직하게 살며 글을 쓰면서 먹고 살 것이다! 나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잡지사로부터 답변을 받는다.



-통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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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조지 오웰. 네 놈의 원고는 이 몸 토머스 엘리엇의 시야에서 -아웃-이다. 사유는 이야기의 연결성 부재와 결말의 부족함이야."




"재수없는 놈들! 빌어먹을 놈들! '편집자는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빌어먹게도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가? '우리는 당신의 형편없는 시를 원하지 않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시만을 받습니다. 당신과 같은 프롤레타리아 사람들은 우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잖습니까?' 비열하고 위선적인 놈들!


- 엽란을 날려라, 145p



분노에 찬 그는 빡돌아버리고 자기를 이해해주는 유이한 인물인 여자친구에게 자기를 마음 아프게 만들었다(참고로 이게 첫등장이다)는 헛소리를 보내고 나머지 한명인 레블스턴을 찾아간다.


아무리 폭력성에 물들어버린 인간이라고 해도 친구 두명은 있는법. 콤스톡에게는 편집자와 여자친구가 그 둘이다. 원래 천재들의 인간관계는 다 그렇다. 난 두명도 없는걸 보니 천재는 아닌것같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편집장은 런던의 환락에 관심을 가져준다. 그 뿐만이 아니라 콤스톡의 시를 실어주는 유일한 인물이다. 물론 실력으로 실어주는게 아니라 그의 재정문제때문이다. 콤스톡은 몰랐지만 사실 '쥐'도 거진 래빙스턴의 입김으로 출판된거다.


콤스톡 왈 런던의 환락은 망했다. "병 속에 들어있는 가혹한 태아처럼 죽었습니다."


이에 래블스턴은 권유한다. 시대를 타야한다. 사회주의, 츄라이 츄라이. 마르크스 츄라이 츄라이


하지만 콤스톡의 답변은 잔인하다. "자본주의의 역겨운 대안은 세가지 있는데 사회주의와 죽음과 카톨릭교회죠."

* 참고로 래빙스턴이 출판하는 잡지이름은 적그리스도다.


그리고 몇마디 붙인다. 일년에 오백파운드 이상 버는 놈들 몇명 죽었으면 좋겠다고. 래빙스턴의 일년 수입은 이천파운드인데....




"내 인생에서 어떤 것도 잘되는 꼴이 없다는 뜻이오. 모든 것의 밑바닥에는 언제나 돈, 돈, 돈이 있소. 그리고 나와 당신 사이엔 특히 더 그렇소. 그래서 당신은 나를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는 것 아니오. 우리 사이엔 일종의 돈이라는 엷은 막이 존재하고 있소. 당신과 키스할 때마다 그것을 느낀단 말이오."

"돈! 돈과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어요, 고든?"

"아니, 돈은 모든 것과 관계가 있소. 내가 돈이 많다면 당신은 나를 더 많이 사랑할거요."


-엽란을 날려라, 213p



한명에게 실컷 분풀이를 하러 간 콤스톡은 나머지 한명인 여자친구 로즈메리에게 간다.


거기서 콤스톡은 다시 돌아버린다. 몇페이지 넘게 헛소리를 들어놓는데 주된 논리는 여성은 다 돈을 따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즉 마망 로즈메리는 알고보니 창녀 탈룰라였다는 것이다. 거참. (독붕이가 이해한게 그렇다는 소리다.)


간신히 당일치기 여행을 가자는 떡밥으로 로즈메리는 다시 직업을 바꾸는데 성공하고 헤어진다.


2파운드(40실링)로 어떻게 여행을 가냐고? 가족의 유일한 혈육인 누나에게 5실링 빌렸다. (참고로 누나는 주급 1파운드 5실링이다.)


가족한테 빌리는건 사기가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가보다. 그의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다.




"그는 6실링 3펜스를 지불하고 몸을 돌려 쟁반 위에 다른 1실링을 떨어트렸다. 순간 웨이터는 손으로 쟁반의 균형을 맞추어 재빨리 위로 휙 움직여 입에 담기 민망한 어떤 것을 숨기는 것처럼 동전을 그의 조끼 주머니에 슬쩍 집어넣었다. 그들은 통로로 걸어가면서 고든은 낭패감과 무력감-얻어맞은것처럼 멍한-을 느꼈다. 돈이 한번에 죄다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다! 이 빌어먹을 장소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제 하루 전체가 파멸되었다."


-엽란을 날려라, 260p



하지만 여행은 다 돈을 갖다버린다는거... 알고 계시죠? 굶주리다 1시가 넘어 들어간 호텔 식당에서 그들은 돈을 모조리 날려버리고 만다!


멘붕한 그 둘은 들판 근처의 숲에서 들어간다. 그 곳에서 로즈메리는 옷을 몽땅 벗게 되는데......


일요일 오후 겨울철 젖은 들판에서 어떻게 그 짓을 한단 말인가? 호텔이라면 모를까! 허나 그들은 이미 가진 돈을 몽땅 호텔에 바치고 왔다!


그는 이제 3실링으로 일주일을 살아야한다 그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램프에 기름이 아직 남아있다. 신이여, 감사합니다. 하숙집에 가서 비밀리에 차 한 잔 마실 것이다. 이 순간 자신과 그가 선택한 삶을 뒤돌아보았다. 매일 밤 같은 일-춥고 외로운 침실과 결코 진전이 없는, 흩어져 있는 시를 쓴 때 묻은 종이로 돌아간다-을 한다.가망이 없다. 런던의 환락은 결코 완성되지 못할 것이다. 로즈메리와 결혼도 하지 못할 것이다. 삶도 가지런히 정리하지 못할 것이다. 콤스톡 가문의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표류하다가 가라앉고, 표류하다가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비참한 것은 그가 아직 희미하게 상상만 하고 있는 아래로, 아래로 끔찍한 밑바닥 세계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가 돈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 이미 선택한 것이었다. 돈의 신을 섬겨라, 아니면 추락하라. 그 외 다른 규칙은 없다.


- 엽란을 날려라, 283p



짜잔, 그래서 새로운 규칙을 추가해드렸습니다.


나 캘리포니아 잡지사, 당신의 시 좋았어요. 그리고 수표로 50달러(10파운드하고도 몇실링 더!)를 쿨하게 부쳐주었다.


물론 이 돈의 절반은 누님에게 돌려줘야한다. 나한테 누님이 있었나. 여튼 콤스톡은 편집장과 여자친구하고 셋이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새끼들 보소. 천재 시인과 함께하는데 부르주아는 반띵드립치고 마망은 가장 싼 메뉴만 고르고 있다.


분노한 그는 식사+와인으로 5파운드를 꼬라박았다. 괜찮다. 아직 5파운드는 남아있다. 누..구? 암튼 난 써야해요.


술김에 성욕이 동한 시인분은 그 때 못했잖아, 지금 하자면서 로즈메리 가슴 안에 손을 집어넣다가 뺨싸대기를 맞는다.


편집장과 둘만 남겨진 고든은 창녀 한 명을 데리고 호텔로 들어가게 되는데.....




"하지만 지난 밤에는 훨씬 심각했습니다. 뭣 때문에 경사를 때렸습니까?"

"내가 경사를 때렸다고요?"

"뭐라고요? 거참! 그분은 무례하지 않으셨습니다. 나한테 몸을 돌려 -귀를 잡고- 말했습니다. '이제. 저자가 술이 깨 일어나면, 머리통을 작살내버리겠어.' 사건 기록부에 기록되어있습니다. 만취 및 난동이라고요. 경사님을 치지 않았다면 그저 만취 및 인사불성 정도밖에 안되었을텐데."

"벌금은 얼마나 될 것 같소?"

"5파운드 아니면 14일 구류쯤 될겁니다."


-엽란을 날려라, 341p




그렇게 고든 콤스톡은 마망-창녀를 그리 찾은 끝에 감옥으로 가는 데 성공했다. 독타 고든, 엽란을 날려라 9장은 재미있으십니까?


다행히 탈룰라를 구출하기 위한 레위나옹의 특공대 두명, 래블스턴과 영남충이 오셨다. 특히 후자는 이미 머리통이 깨져 두려울게 없다.


물론 흉악한 범죄자는 자신의 죄를 몸으로 때우겠다지만 어림도 없지! 이미 보석금 납부완료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인생에 도움만 주는 사람만 있어서 콤스톡이 이 꼴이 되었다. 없었으면 진작 이분은 죽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콤스톡의 인생은 이미 망가져버렸다. 기레기 새끼가 재판받는걸 신문에 실어버린 덕분에 일자리마저 짤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돈과의 전쟁'을 선포한 콤스톡은 패전하였다.


이제 그는 아무런 가망도 없이 래블스턴 집에 눌러앉으며 용돈이나 받는 '박제가 된 천재'가 된 것이다.




"그는 돈의 세계 아래에는 실패와 성공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더러운 지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는 야망이 없는 유령 왕국이 있는 아래로 내려가기를 원했다. "


-엽란을 날려라, 384p



(이하 마지막 문단은 스포일러 방지용으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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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모든 소설이 그렇지만 『엽란을 날려라』은 자전적 성향이 강하게 들어간 작품이다.


앞서 언급했듯 잘 나가는 일자리를 스스로 포기한 것, 헌책방 직원으로 일하는 것, 여자친구와 밀당(?)을 한 일, 관대한 편집장 밑에서 열등감을 느끼는 일, 경찰서에 잡혀간 일. 모두 경험담 혹은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하였다. 참고로 오웰은 10살에 자작 시가 지역 언론에 실릴 정도로 시를 짓는데에도 재능이 있었다. (역시 망가따위는 현실을 능가할 수 없다.)


여하튼 조지 오웰은 헌책방 직원으로 일하던 빈곤한 시기를 바탕으로 엽란을 날려라를 저술하였다. 차이가 있다면 조지 오웰은 고든 콤스톡 이상으로 곤란함을 겪었다. 최초의 장편 소설 '버마 시절'이 나오기까지 그는 5년동안이나 제대로 된 단행본 없이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버마 시절이 출판된 직후 그럭저럭 굶지는 않게 된(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끼니를 굶어야했음) 오웰은 저술을 위한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하고 모더니즘 소설인 '목사의 딸'에 이어 이 '엽란을 날려라'를 쓰게 된 것이었다.


다만 오웰은 이 두개의 소설을 단순히 먹고살려고 줏대없이 휘갈긴 책으로 폄하했다. 후일 오웰은 "정치적 목적이 없을 때에는 생명력이 없는 글을 썼고 화려한 문단, 의미없는 문장, 장식적인 형용사에 현혹되어 전체적으로 실없는 글이 되었다."라고 고백했고 특히 전자인 '목사의 딸'은 후일 동물농장이 성공해서 재정적 여유가 있었을때 런던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동물농장 출판을 확인함과 동시에 목사의 딸을 자비로 회수할 정도로 지독하게 싫어하였다. 엿먹어라 모더니즘.


후자인 엽란을 날려라도 좋은 대접은 못 받은게 유언을 남길때에는 아예 이 두개를 자기 저서 명단에서 빼달라고 했다. 그런데 왜 한국어본까지 나왔냐고? 그건 바로 조지 오웰의 안티팬 에릭 블레어가 지 아들내미를 캐임브리지 대학에 보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니 혹시 돈이 필요하면 그때는 출판하라고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이 새끼는 오웰은 평생 실패만 한 놈이며 1984가 끽해봐야 1만부밖에 안팔릴꺼라고 악담한 놈이다.)


비통하게도 블레어의 아들내미는 캐임브리지 대학 진학에 실패하였다.


여하튼 오웰이 '문예'를 못 쓴게 아니라 안 쓴거라는걸 알게 해주는 이 책은 1930년대 영국 시대상을 분석해주는 걸작이라는 점에서 여러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우선 제목인 『엽란을 날려라Keep the Aspidistra Flying』은 영국의 유명한 노동가 적기가의 패러디다. 후렴구의 마지막 문단 '겁쟁이들이 위축되고 배신자들이 비웃어도 우린 여기서 계속 적기를 휘날릴 것이다. Though cowards flinch and traitors sneer We'll keep the red flag flying here.' 또한 엽란은 빅토리아 시대때부터 영국 중산층이 가장 사랑하던 식물로 어지간한 집안에는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웰은 이 두가지, 마르크스주의와 중산층의 삶을 모두 거부한다. 사회주의는 이미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허세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중산층은 시대에 대한 투쟁을 거부한채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그마저도 갈수록 줄어들고 낙오자들은 빈민의 대열에 편입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서 정직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간단말인가? 오웰, 그러니까 콤스톡은 그 대안으로 글짓기을 선택한다. 물론 이는 불가능한 방법이었으며 모두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실제로 비평가는 콤스톡의 반역은 목적이 없기 때문에 실패할 운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스 슈티르너Max Stirner의 말마따나 인간은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은 오로지 반역을 꿈꿀 수 있을 뿐이다. 순응의 대가로 만족하지않고 그 주어지는 틀을 부숴야만 나는 자신일 수 있는 법이다. 콤스톡, 그러니까 오웰은 중산층이 되기를 거부하고 그 대신 스스로에게 진솔한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의미있느냐 없느냐는 상관없다. 어차피 순응하는 삶도 목적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소설의 종극에 가서 콤스톡은 순응해야하는 불가피할 사정이 생겨 자본주의와의 전쟁을 끝내지만, 그것은 스스로의 결정이었다. 결코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라는 비겁한 변명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시대의 다른 겁쟁이와 달랐다.


우리는 흔히 불공평한 세상에 분노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지불하기를 원치는 않는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짓밟는건 원치 않는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서 생긴 복권 당첨금 액수에는 한번쯤 침을 꿀꺽 삼키고, 갑질이나 특권에는 목소리를 높히면서 파업이나 쟁의때문에 자신이나 물건이 상품화되지 못하는 것에는 어느새 세상의 질서같은 말을 당연시하고 있다. 콤스톡이 이 사회를 견딜 수 없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 자본주의란 그저 '사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걸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려면 위건부두로 가는 길도 한번쯤 언급해야하나 본인의 능력은 그걸 붙잡지 못한다.)


물론 그 대가는 참혹해 콤스톡은 인간으로서의 욕구는 물론이고 존엄성마저도 갈수록 없어지고 비참함의 극한에 다달은다. 그러나 그럼에도 콤스톡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콤스톡이 점점 더 비참하게 빠져들수록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더 정직하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더 열성적으로 그를 부축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물신의 몸종들에게 구제받는다. 1984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프롤에게 있다." 물신들의 몸종이라도 그 몸을 구성하는건 결국 니켈과 구리, 섬유와 잉크가 아닌 몸과 피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그들의 도움으로 정직자는 절망 속에서도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희망을 끌어안고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을 내걷는 순간 '병속에 남아있는 잔혹한 태아'는 다시 심장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15살이 될 때 그가 내놓은 작품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걸작이 될 운명이었다. 아직은 그 태아인 아버지인 고든 콤스톡(조지 오웰)조차도 그것을 깨닫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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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페미니스트 김지영 = 소설가 히비키 = 시인 조지 오웰임. 반박시 칼빵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