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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문구가 되살아났다.
이곳은 모두 친절합니다. 조직 사람도 손님도 모두 친절합니다. 바다도 산도 아름답고 친절합니다. 계속 이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셰셰. 그것뿐입니다. 바닷소리가 들립니다. 고로 씨, 들립니까······.
자신은 친절함이란 털끝만큼도 없는 삭막한 땅에서 이십 년이나 살아온 게 아닐까, 고로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꿈을 꾸었다.
***
주인공 다카노 고로는 심부름 센터, 포로노 샵, 게임방 전무 등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야쿠자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3류 양아치다.
그런 그에게 아내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다.
고로의 호적을 이용한 위장결혼으로 일본에 불법취직했던 중국여자의 죽음이다.
파이란(白蘭)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여자다.
고로는 '아내'의 죽음과 관련한 몇 가지 행정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그녀가 살다간 머나먼 치바현으로 떠난다.
기차를 타고 가던 중 그는 그녀가 남긴 편지를 읽게 되고 알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끼기 시작한다...
***
몇 년 전 도서관에서 무심코 읽었다가 눈물 참느라 힘들었던 작품이다.
이번에 다시 읽으니 약간 신파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좋은 여운을 남기는 글이었다.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사랑이며, 끝나버린 뒤 시작된 사랑이다.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의 사랑.
이미 이승과 저승으로 갈려버린 사랑.
이런 것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러브레터>는 이 또한 사랑의 한 형태라고 알려주는 듯하다.
간만에 만난 맑은 소설이다.
어느샌가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순애가 보존된 글이다.
살다살다 남녀갈등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악다구니의 한복판에서 이런 책을 읽으니 나는 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 건지 어리둥절해졌다.
p.s. 한혐일혐중혐의 세상 속에서 한국인이 일본인 남자와 중국인 여자의 사랑을 가지고 감상문을 적는다...
이거 최민식 나온 영화 파이란 원작인가 보네? 영화도 수작임.
아 그 내용을 안 썼네 ㅋㅋ 그거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