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깊은 바다 아래에 인어 임금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인어 임금님에게는 여섯 명의 공주가 있었습니다. 모두 아름다운 인어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막내 공주는 한층 아름다운 인어로, 눈은 깊은 바다빛 그대로의 짙은 푸른빛으로 빛났으며, 가슴으로부터 머리에 걸쳐 비늘의 형태도 한 장 한 장 보기 좋게 다듬어, 요염할 정도의 광채를 발하고 있었습니다. 그 위의 언니들과는 다르게, 인어에게는 드물게도 배꼽이 보여, 그 아래로 뻗은 다리도 길고 멋졌기에, 어떤 인간 아가씨도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이 막내 공주님은 내성적이었고 생각이 깊은 성격으로, 자주 명상에 잠겨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물고기의 눈은 닫힌다는 개념이 없기에, 그럴 때도 공주님의 눈은 열린 채로, 단지 눈 속에 금색 빛이 감돌 뿐이었습니다만.
인어공주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즐거움은 할머니로부터 바다 밖 인간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너희들이 18살이 되면, 바다 위에 올라가 인간을 보는 것을 허락해 줄게." 라고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도 특히나 이상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바다 밖의 지상세계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좋은 향기를 풍기며 흐드러지게 핀다는 것이나, 가련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물고기'가 바람 속을 헤엄치며 돌아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바다 속으로부터는 볼 수 없는 '밤의 태양'이라는 것이 있어서, 바위에 올라간 인어의 몸을 그 은색 빛으로 적신다는 것도 상상을 뛰어넘은 신비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가장 맏공주가 18살이 되어 바다 위로 올라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인어 할머니는 모두의 앞에서 이 공주에게, 아무쪼록 인간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를 주었습니다. 인어를 본 인간의 몸에는 반드시 재앙이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맏공주가 돌아왔을 때, 다른 공주들은 열심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막내공주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달이 밝은 밤에 해변의 모래 위에 앉아 달빛에 비늘을 비추며 마을의 몇백이나 될지 모를 등불이 반짝이는 것을 바라보았던 것이나, 낮의 바위 틈에 몸을 감추고 마을의 교회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이나 종소리에 가슴이 뛰었던 일, 숲에 접근하여 좋은 향기가 나는 꽃이나 노래하는 '물고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바라보았던 일 등을 물어볼 때에도, 이 막내공주는 자신이 바다 위에 올라가는 것을 허락받을 때까지 아직 5년이나 남았다는 것을 생각하자 안달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두 번째 공주가 18살이 되어, 허락을 받아 바다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에 이어, 마침내 1년만 더 있으면 막내공주의 차례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만, 공주는 이 1년이 도저히 기다리기 힘들어서 마침내 어느 날 무단으로 해수면 가까이까지 올라갔습니다.
파도 사이에 머리를 내밀어보자, 마침 해가 가라앉는 찰나로, 하늘은 장밋빛으로 물들었으며 금색 구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눈 앞에는 세 개의 돛대를 가진 배가 떠 있었습니다. 마침내 저녁의 어둠이 짙어지자, 색색의 등불에 불이 붙었으며 배 안으로부터는 떠들썩한 음악소리와 노랫소래가 들려왔습니다. 인어공주는 배 가까이 헤엄쳐 가서, 선실의 창문으로부터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안에서도 한층 눈에 띄는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청년은 젊은 왕자님으로, 마침 이 날 생일을 맞이하여 지금 축하 연회가 시작된 참이었습니다.
왕자님의 머리카락은 바닷 속에서는 볼 수 없는 금색의 파도가 쳤으며, 눈은 바다의 색과도 같이 짙은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인어공주는 넋을 잃고 왕자님에게 홀렸습니다. 자기도 될 수만 있다면 인간이 되어, 그것도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어, 차려입은 사람들의 사이에서 살며, 저런 왕자님과 춤추거나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이 넘쳐흐름에 따라, 인어의 몸인 것을 잊고, 창에 얼굴을 들이밀어 선실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때, 왕자님과 눈이 맞은 것이었습니다. 왕자님은 무엇인가를 외치며, 음악은 멈추어, 사람들은 얼어붙은 얼굴로 일제히 이쪽을 보았습니다. 돌연, 배가 크게 기울었으며 등불도 꺼졌고 비명이 울려퍼졌습니다. 어느 새 폭풍이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인어공주는 할머니의 금기를 깨고 자신의 물고기 얼굴을 인간에게 보인 탓에 재앙이 찾아온 것이라고 깨달았습니다만, 이미 어쩔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무서운 번개와 천둥 소리 속에서 배는 파도에 삼켜져, 앗 하는 사이에 산산조각이 나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님만은 구하려고, 정신을 잃은 왕자님을 파도 위로 밀어올려 헤엄쳤습니다.
동이 틀 무렵, 폭풍은 잠잠해졌습니다. 인어공주는 왕자님을 모래사장에 눕힌 뒤 간호를 하려 했습니다만, 문득 정신이 들자 왕자님의 배 아래에 딱딱하고 뾰족한 고기의 탑이 서 있었습니다.
인어공주는 본능의 소리에 넘어가, 그 여분의 것을 자신의 몸의 부족한 곳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것은 대강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렇게 하고 있자, 자신이 인어라는 것을 잊고, 몸이 안으로부터 뜨겁게 되어, 인간으로 변해가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아침 햇빛을 쬔 왕자님의 뺨이 붉어진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인어는 언제까지나 왕자님과 맺어진 채로 있고 싶었습니다만, 의식이 돌아왔을 때 이런 자신의 추한 상반신을 보이게 될 것을 생각하자, 아연해져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울면서 바닷속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인어공주는 언니들에게 이 모험담을 이야기헀습니다만, 단 하나, 왕자님에게 최후에 했던 일만큼은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자신의 진정한 마음, 즉 지금은 언니들도 부모님도 버리고, 인어의 세계를 버리고 인간이 되고 싶다는 기분에 대해서는 더욱이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내 인어공주는 점점 말수가 적어졌으며, 혼자서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인어공주는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바다의 마녀가 사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마녀는 소용돌이 아래, 인간의 백골이나 배의 파편이 흩어져있는 어두운 바닷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만, 인어공주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야기했습니다.
"그대의 바람은 잘 알고 있어요. 그대는 인간과 관계를 가졌군요. 그래서 이 물고기의 머리나 가슴 대신에 인간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나 갸날픈 팔이나 부풀어오른 유방이 갖고 싶다는 것이군요."
"그 말씀대로에요. 제발 내 바람을 이루어 주세요. 어떤 사례라도 바치겠습니다."
마녀는 기분 나쁜 웃음을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다면 인어의 불사의 영혼을 받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어공주는, 인간 아가씨가 되어 그 왕자님의 곁에 갈 수만 있다면 언제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기에, 즉석에서 그 조건을 승낙했습니다.
"알겠어? 이것으로 그대는 인간과 같이 죽는 몸이 되는 것이야. 허나 만일 그 왕자님이 너를 스스로의 목숨보다도 사랑하게 된다면, 그 때는 너는 또다시 영원한 혼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지. 하지만 만약 왕자가 너를 버리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 때는 너의 몸은 다시 인어로 되돌아가, 죽어서 물거품이 되는 것이지."
마녀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냄비 속에서 끓여올린 마법의 약을 인어공주에게 주었습니다. 이 약을 마시면, 비늘은 빛을 잃고 진흙과 같이 벗겨져 떨어지고, 인어공주의 상반신은 보기 좋게 젊은 아가씨의 것으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어공주는 곧장 그 때의 해변으로 헤엄쳐 갔습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자, 마침내 황혼녘이 되어, 익숙한 얼굴을 한 왕자님이 왕궁으로부터 홀로 산책하러 나와, 이 해변 쪽에 오고 있었습니다. 왕자님의 머리에는 폭풍의 밤에 자신을 구해 주었던 아가씨의 일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서, 그 해변에 오면 언젠가 다시 그 아가씨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금빛 석양을 비추이며 알몸의 아가씨가 서 있는 것을 본 왕자님은 놀랐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를 끌어안으며 "그대였군요. 나를 구해준 것은" 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이 처음 했던 것은 그 폭풍이 멎은 아침에 했던 것과 같은 것으로, 왕자님은 꿈인가 생시인가 기억 속에 안개가 낀 듯했던 것이 일시에 맑아진 듯한 기분으로, 이 아가씨야말로 그 대의 아가씨였다는 것을 이제 의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왕자님은 인어공주를 데리고 궁전에 돌아가자, 즉시 화려한 옷을 입히고, 같은 침실에서 인어공주와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얄궃게도, 인어공주는 원래가 인어였기 때문에, 차려입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궁전에서 춤추거나 담소하거나 하는 것은 익숙하지가 않았고, 여기서 자연히 동경하고 있던 화려한 옷을 입는 것보다도, 인어였던 때와 같이 알몸으로 왕자님과 끌어안고 있는 일이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왕자님의 그러한 생활이 마침내 부왕과 왕비님의 마음의 병의 씨앗이 되었으며, 또한 중신들의 빈축을 사는 일이 되어, 궁정에서는 왕자님을 위해 훌륭한 신붓감을 맞이하려는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다 저편의 나라의 아름다운 공주님이 신부로 결정되었습니다. 왕자님은 본래 생명의 은인인 '어부의 딸'(이라는 것으로 인어공주는 되어 있었습니다.)과 결혼할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비를 맞이했다고 해서 쫓아낼 생각도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공주님을 한번 보자마자 왕자님은 그대로 사랑에 빠져, 곧 성대한 결혼식이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인어공주는 자신이 인간으로 있을 수 있는 것도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혼례날 밤, 인어공주는 스스로 바다에 나아갔습니다. 달빛을 쬐며 헤엄쳐가는 사이에, 마녀가 말한 대로, 가슴에도 등에도 비늘에 돋아, 머리는 본래대로 물고기 머리로 되돌아갔습니다. 그 때, 그곳에 떠들썩한 음악과 신랑 신부 일행을 태운 배가 다가왔습니다. 인어공주는 그 때처럼 선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뒤는 그 때와 마찬가지의 재앙이 일어나, 배는 폭풍 속에 부서져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인어공주는 이번에는 왕자님을 안은 채, 바닷 속 깊이 가라앉아 갔습니다. 무서운 소용돌이에 휘말려 의식을 잃었을 터이지만, 정신이 들자 그곳은 바다의 마녀의 거처였습니다. 마녀는 질렸다는 듯이 인어공주를 바라보며, 또 뭔가 소원이 이쌴고 물어보았습니다.
"이 왕자님과 나를 하나의 몸으로 만들어, 죽을 때까지 함께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남은 반쪽씩의 몸은 드리겠습니다."
마녀는 그것이라면 나쁜 거래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왕자님의 훌륭한 남자다운 하반신은 마녀로서도 갖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마녀는 왕자님의 상반신에 인어공주의, 인간의 여자와 같은 모양을 한 하반신을 합체시켰습니다.
자, 사람들은 왕자님의 기적적인 생환을 기뻐했습니다. 왕자님은 마침내 늙은 부왕을 대신해 임금님이 되어, 훌륭하게 나라를 다르렸습니다만, 일생동안 왕비를 맞이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행이었는지 어떤지도 다른 사람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왕자님의 몸의 하반신은 인어공주의 것으로, 영혼도 각각으로, 연결된 몸 속에서 영혼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단, 인어공주의 요구가 있으면 왕자님은 그 손을 사용하여 인어공주의 가장 여자다운 곳을 위로하는 것은 가능했습니다만, 인어공주에게는 왕자님에게 보답해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의 그 부분은 왕자님의 손으로 위로를 받으면, 기쁨의 표시인지 슬픔의 표시인지, 눈물을 흘렸으며 눈물은 곧 굳어져 진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왕자님의 침대에는 언제나 진주가 넘쳐났다는 것입니다.
교훈 : 사람은 하반신에는 사랑하지 않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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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마 국수경 역으로 번역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성소녀>를 쓴 구라하시 유미코의 작품이 원작임
헤에… 물고기의탑
물고기는 존재한다